김종인 “절체절명 상황”…보궐 앞두고 이어지는 반발에 ‘경고’

  • 뉴스1
  • 입력 2020년 10월 19일 13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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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0.10.19/뉴스1 © News1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0.10.19/뉴스1 © News1
서울·부산시장 보궐 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 내부에서 김종인 비대위원장에 대한 비토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김 위원장은 ‘단일대오’를 강조하며 우회적으로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8일 의원총회에서 “국민이 생각하기에 국민의힘이 아직도 변화의 모습이 별로 크게 보이지 않는다는 생각인 것 같다”며 “내년 보궐선거를 승리로 이끌어야 2022년 대선도 이길 수 있다는 생각으로 보궐선거 전 혼연일체가 돼 과거를 잊고 새 변화를 통해 새 미래를 창조해야 하는 절체절명의 상황을 의원들 모두 인식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이런 발언은 최근 당 안팎에서 제기되는 비판 여론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장제원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김 위원장이 부산을 방문해 “내가 생각하는 후보는 안보인다”고 한 발언을 두고 “당 대표격인 분이 가는 곳마다 자해적 행동이니 참 걱정”이라고 비판했다.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정말 그렇게 생각한다면 차라리 문을 닫아라”라고 비판한 바 있다.

앞서 기본소득 등을 비롯한 김종인 표 혁신에 대한 당내 반발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해온 김 위원장의 쓴소리는 잦아지고 있다. 지난달 22일 의총에서 “4·15총선 패배로 느낀 긴장감과 위기감을 잊지 말라”며 “비대위가 뭐 때문에 존재하는지 인식해달라”고 공개 발언 한 이후 두번째, 비공개 면담까지 포함하면 세번째다.

김 위원장이 경고 메시지는 최근 흐트러지고 있는 당 내부 분위기를 단속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경제3법과 보궐 선거 등을 계기로 하나 둘 흘러나오는 반발 목소리가 자칫 당 쇄신에 반대하며 과거로 회귀하자는 목소리로 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김 위원장의 호남 끌어안기와 원내투쟁에 방점을 찍은 전략이 어느 정도 먹혀 들었다는 데는 동의하고 있다. 실제 한때 반사효과라고는 하지만 당 지지도가 민주당을 앞서는 가시적인 효과를 가져오기도 했다.

하지만 지지율 20~30%대에 다시 정체되면서 원내의 ‘상임위원장’을 모두 내준 김 위원장의 책임론을, 김 위원장은 보수정당 개혁을 하자는 목소리를 못 따라오는 원내에게 ‘불만’이 쌓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원내에서는 김 위원장의 일방통행식 정책 발표 등에 대해서는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원내 전략은 어디까지나 ‘의원총회’에서 결정해야 하지만 경제3법과 같은 주요 정책 결정 과정에서 김 위원장의 깜짝 결정에는 불쾌감을 나타내고 있다. ‘정상적인 당 운영 방식’이 아니라는 것이다.

보궐선거 야권 단일 후보 또는 차기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 대해서도 김 위원장은 ‘반대’를 하고 있지만 주호영 원내대표 등 원내에서는 ‘연대 혹은 합류’ 가능성을 여전히 열어 놓고 있다.

주 원내대표는 ‘표현의 방식’이 다르다며 김 위원장과 갈등설을 일축하고 있지만 김 위원장 취임 이후 김 위원장과 원내 갈등설은 끊이지 않고 있다.

애초 김 위원장 지도체제에 의구심을 드러냈던 다선 의원들은 ‘당 상황을 지켜본 후 김 위원장의 거취를 결정’하자는 입장으로 아직 가시적으로 불만을 드러내고 있지 않지만 불만은 상당히 쌓인 상황이다.

이같은 내부 갈등은 최근 재·보궐경선준비위원회를 구성하는 과정에서 일부 드러나기도 했다. 친박계인 유일호 전 경제부총리를 선거대책위원장 내정했다가 철회한 것을 두고 내부 의견이 조율이 실패한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김 위원장에 대한 이같은 불만은 연말부터 시작될 내년 4월 재보궐선거 주도권을 쥐기 위한 전초전 성격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으로서는 당이 어느 정도 정상 궤도에 오르자 다시 지지층을 신경 쓰자는 원내를 다잡고 개혁을 완수하기 위해 공천권을 쥐고 당 장악력을 높여야 한다. 반면, 원내로서는 김 위원장의 일방통행식 개혁에 끌려가지 않기 위해 공천 앞두고 목소릴 키울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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