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글e글]“젠더특보가 찔러 본 말에 극단선택?” 해명이 의혹 키워

  • 동아닷컴
  • 입력 2020년 7월 15일 11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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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성추행 혐의 피소를 언제 어떤 경로로 알았는지를 두고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특히 임순영 서울시 젠더특별보좌관이 고소장이 접수되기도 전에 박 시장을 찾아가 “불미스러운 일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보고한 사실이 확인되며 논란이 커졌다.

임 특보는 “그때는 성추행 관련 혐의인지 몰랐다”고 해명했지만 ‘석연치 않은 해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박 시장에 대한 ‘성추행 혐의’ 고소장이 서울지방경찰청에 접수된 시각은 8일 오후 4시30분 이다.

이보다 앞선 8일 오후 3시(피소 1시간 30분 전) 서울시장 집무실로 임순영 젠더특보가 급히 찾았다. 박 시장이 다른 업무를 보던 중이었다.

임 젠더특보는 15일 보도된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오후 3시쯤 서울시 외부로부터 ‘시장님 관련한 불미스러운 일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급하게 시장님 집무실로 달려가서 다른 업무 중이시던 시장님께 ‘실수한 것 있으시냐’고 물었다”고 밝혔다.

그 때 박 시장의 반응은 “그게 무슨 소리냐, 왜 그러느냐?”고 되물었다는 게 임 젠더특보의 설명이다. 임 젠더특보는 “그래서 제가 ‘불미스러운 얘기들이 돈다, 많이 걱정하는 얘기가 있다’고 시장께 말씀드렸다. 그랬더니 시장님이 ‘글쎄, 바빠서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임 젠더특보는 “고소 여부는 당시 저도 알지 못했다. 그래서 제가 오히려 시장님께 여쭤본 것이다. 그런 일인 줄 상상도 못 했다”고 말했다.

그날 시장 주재로 내부 회의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박 시장은 “아까 낮에 얘기했던 게 뭐냐, 다시 해봐”라고 물었다는 게 임 젠더특보의 말이다.

서울시는 그간 박 전 시장이 사전에 성추행 고소 움직임을 인지했을 것이라는 의혹에 대해 부인해 왔다. 언론 보도를 접한 후에야 관련 내용을 알았다는 게 관계자들의 주장이었다.

임 특보 역시 박 전 시장에게 사전에 정보가 전달된 게 아니라는 취지로 인터뷰 했으나, 그의 발언 후 오히려 의혹이 커지는 모양새다.

누리꾼들은 관련기사 댓글과 소셜미디어에서 “그 많은 서울시 직원들 다 놔두고 하필 젠더특보가 그 말을 듣고, 박 시장에게 달려가서 그일이 무엇인지 물었다?”( namu****) “젠더특보란 사람은 박 시장에게 무슨 의혹인지도 모르고 보고를 하고, 뭔지도 모를 사항에 대해 대책회의를 한다고?(jimi****)“젠더특보가 급하게 가서 ‘뭐 실수한 거 없냐’고 물었다면 젠더특보 일과 관련된 것 아닌가. 국민이 바보인가?”(cjh3****)“젠더특보인데 수많은 특보 중 자기한테 정보가 들어갔는데 자기 업무인지 몰랐다? ( rich****)고 의아해 했다.

성범죄 피해를 막기 위해 세운 젠더특보가 정보를 왜 관련 당사자에게 가장 먼저 보고 하냐는 지적도 많았다. 누리꾼들은 “그런데 왜 젠더특보가 보고함?”( psyp****) “젠더특보가 알았으면 박 시장이 아니라 피해자를 먼저 만났어냐 하는거 아닌가?”( nm44****)“젠더특보가 알리는데 누가 진상을 규명할 수 있나”(hj10****)라고 지적했다.

또 “젠더 특보가 찔러 본 소리에 놀라 시장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말인가? 특검 가야 한다”(mrsh****)“소문에 의한 극단적 선택을 한 거라는 거?”(smal****) “비서실장도 아닌 젠더특보가 박 시장에게 언질을 처음 한 사람이라고?”(yuna****)“젠더특보는 누구에게 듣고 시장에게 쪼르르 달려가셨나?”(zish****)“젠더특보는 불미스러운 일이라는 정보를 누구에게서 들었는지 밝혀라”(boae****)등의 요구도 이어졌다.

박 전 시장은 2017년 “직원 한 명 한 명의 성인지 감수성을 높이겠다”며 서울시 전 부서에 젠더담당관 367명을 지정하고 ‘젠더사무관’(5급)직도 신설했다. 지난해 1월엔 여성가족실 산하에 3개 팀으로 구성된 여성권익담당관(4급) 조직을 만들고 시장실 직속 ‘젠더 특별보좌관’(3급)까지 두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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