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달 두목” “치받기의 달인”…與, ‘윤석열 압박’ 수위 높여

  • 동아닷컴
  • 입력 2020년 7월 2일 14시 28분


법무부 장관으로부터 사상 두번째 수사지휘를 받은 검찰총장으로 기록된 윤석열 검찰총장. ⓒ News1
법무부 장관으로부터 사상 두번째 수사지휘를 받은 검찰총장으로 기록된 윤석열 검찰총장. ⓒ News1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윤석열 검찰총장을 향한 압박의 수위를 높여가는 모양새다. 윤 총장을 비난하는 과정에서 “물불 안 가린 건달두목”, “치받기의 달인”이라는 표현까지 사용했다.

국회 법사위원장인 윤호중 민주당 의원은 2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윤석열 총장이 측근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이 충성해온 조직을 위해서 결단을 해야 되는 것 아닌가 이렇게 생각을 한다”며 서울중앙지검의 특임검사 임명 건의를 받아들이라고 압박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긴급 현안질의에서 “지금까지는 (윤 총장을) 지켜봐 왔는데, 더 이상 지켜보기 어렵다면 저도 결단할 때 결단하겠다”고 말한 것에 힘을 싣는 발언이다.

홍익표 민주당 의원도 같은 날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와 인터뷰에서 “서울중앙지검장이 치받기를 한다고 하는데, 치받기의 달인은 사실 윤석열 검찰총장”이라며 “누구 라인, 누구 라인 이래서 사실은 ‘윤석열 라인’, ‘윤석열의 핵심들’이라고 해서 딱 검찰 조직을 전체를 장악해서 사조직처럼 부리는 것 자체가 부적절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검언(檢言) 유착을 주장하며 “윤석열 총장이 스스로 왜 이렇게 무리수를 두는지, 검언 유착의 몸통이 한동훈 검사가 아니라 도리어 윤석열 총장 아니냐, 이런 의혹이 나올 정도”라고 날을 세웠다.

‘물불 안 가린 건달두목’이라고 맹비난한 의원도 있었다. 김경협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문정부에 항거하는 모습으로 수구세력의 대권주자가 되고픈 마음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그래봤자 ‘측근비호’, ‘제식구감싸기’에 ‘물불 안 가린 건달두목’이란 평에서 벗어나긴 힘들 것”이라고 적었다.

사진=동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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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인 미래통합당은 여당의 공격을 비난했다. 박형수 통합당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과 인터뷰에서 “추미애 장관은 윤석열 총장에 대한 독설과 공격을 계속하고 있다”며 “어제 열린 국회 법사위에서도 추미애 장관은 윤석열 총장에 대해 더 지켜보기 어렵다면 곧 결단하겠다고 하면서 법률상 불가능한 총장의 경질 가능성, 또는 또 다른 수사지휘 가능성까지 내비쳤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수사에서 독립성을 보장해줘야 할 검찰총장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하고, 급기야는 사실상 항명 사태까지 초래하게 한 법무부 장관은 검찰 사무의 최고 책임자로서 역할을 팽개친 것이며 대통령도 잘못 보좌하고 있는 것”이라며 “추 장관의 이러한 행태는 당연히 해임 건의 사유가 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윤영석 통합당 의원은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와 인터뷰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이 검찰 본연의 그러한 역할을 하기 위해 조국 사건이라든지, 또 울산시장 선거 청와대의 개입 의혹이라든지, 유재수 부산 부시장에 대한 감찰 무마 의혹이라든지, 이런 부분에 대해 칼을 대다 보니까 지금 정권 차원에서 윤석열 총장을 찍어내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지 않느냐”며 “이러한 부분에 대해 국민들이 지지를 보내는 것으로 저는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애 법무부 장관이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2020.7.1/뉴스1 ⓒ News1
미애 법무부 장관이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2020.7.1/뉴스1 ⓒ News1
조수진 통합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여당이 단독 개최한 국회 법사위 회의에서 ‘더 지켜보기 어렵다면 결단하겠다’라고 말했다. 검찰총장에 대한 수사지휘권을 발동해 윤석열 검찰총장 사퇴를 압박하겠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라며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다. 검찰총장 임면(任免)권은 법무부 장관이 아닌, 대통령에게 있다. 추미애 장관은 대통령이 아니란 점을 잊지 말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페이스북에 “윤석열 총장은 절대로 물러나면 안 된다. 저들이 원하는 그림을 그려주면 안 된다. 끝까지 버텨서 대통령의 ‘결단’에 의해 해임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며 “그것이 이제까지 이미지 관리 하느라 통치권자로서 마땅히 내려야 할 결정들을 이리저리 회피만 해왔던 대통령에게 정치적 책임을 분명히 묻는 방식이다. 나머지는 국민들이 알아서 해줄 거다. 끝까지 국민을 믿고 가시라. 그래도 대한민국 역사에 ‘검사’ 하나 있었다는 기록을 남겨달라”고 적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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