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유승민 겨눠 “당 실패, 논할자격 있는 사람이 논해야”

  • 뉴시스
  • 입력 2019년 9월 30일 11시 03분


코멘트

"제대로 협조를 하고 당이 잘되길 바란뒤 실패 얘기하나"
비상행동 모임에 "당 분열 조장, 지도자로서 할 일 아냐"
"당헌당규 맞나 생각해봐야…해당행위·기강 바로잡을 것"
"안철수 돌아올 때 됐다…총선에 3번달고 나가는것 분명"
임재훈, 오신환에 "의총개최, 최고위 시간 피해달라" 공문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30일 유승민 전 대표를 겨냥한 듯 “저는 바른미래당이 성공했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실패를 이야기할 때는 실패를 논할 자격이 있는 사람이 논해야 한다”고 일침을 놓았다.

손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을 만나 “제가 작년 9월 당 대표로 취임한 뒤 제대로 협조하고 당이 잘되길 바란 뒤 실패를 이야기하나”라며 “의원총회는 제대로 나왔나? 반대할 때만 나왔다. 그런 분이 실패를 논할 자격이 있나. 당의 뜻을 하나로 모으고 국민 마음을 모으는 일을 해야지 방해만 하고 훼방놓는 이런 사람은 실패를 논할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해당 발언이 유 전 대표를 두고 한 말인지 기자들이 묻자 “알아서 들으세요”라고 답했다.

앞서 유 전 대표는 지난 28일 서울 코엑스에서 ‘제9회 젊은 의사포럼’ 특별 강연에 참석해 “굉장히 가슴 아픈 건 바른미래당이다. 제가 당에 와서 이런 실패들을 했기 때문에 이제부터 어떻게 할거냐는 고민이 깊고 저도 결심해서 행동에 나서겠다”고 말한 바 있다.

같은 시각 원내대표실에서 열린 의원비상회의에서 ‘변화와혁신위한비상행동(비상행동)’으로 정례모임 이름을 정한 것에 대해 묻자 “글쎄 모임은 할 수 있겠죠. 그러나 당의 최고위가 열리는 그 시각에 그 옆에서 (모임을) 한다는 것은 정치적인 도의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유 전 대표가 이 모임의 대표를 맡기로 한 것에 대해서는 “글쎄요. 저는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보고받지 못해 모르겠습니다만 국론 분열을 우려하고 있는데 당 분열을 이렇게 획책하고 조장하는 것은 정치인이자 지도자로서 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손 대표는 “바른미래당은 정치개혁에 중요한 일을 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완전하지는 않지만, 우리 당이 중심에 있었고 저도 한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비상행동을 당원 차원의 비상대책 기구로 확대한다는 계획에 대해서는 “당헌당규에 맞는 것인지 한 번 생각해봐야 한다”며 “저희는 당헌당규에 따라 당을 운영하고 있다. 당헌당규에 없는 어떤 행동도 정당치 못하다”고 강조했다.

윤리위원회에 회부할 계획도 있는지에는 “아직 구체적으로 검토하지 않았지만 제가 여태까지 윤리위에 회부하거나 한 것은 없다”면서도 “앞으로 해당행위에 대해선 당의 기강을 엄정하게 바로 잡겠다는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당 봉합이 임계점을 넘었다는 의견에는 “전 조금 더 기다릴 수 있다. 사실 6개월이란 기간이 결코 길지 않지만 정치구도를 만들고 새로운 사람을 만든다는 점에서 충분하다”며 “그 기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TF(태스크포스), 당 사무처 등을 통해 총선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안철수 전 대표가 조만간 귀국한다는 소식에는 “독일간지도 1년이 됐고 독일에서 배울 것도 많이 배우고 만날 사람도 많이 만났으니 이제 돌아올 때가 됐다고 본다”고 답했다.

따로 안 전 대표에게 연락을 취할 것인지 묻자 “안 전 대표가 극도로 제한된 사람 말고는 소통을 안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여러차례 경로로 만나자, 필요하면 내가 독일로 가겠다는 의사도 표현했지만 그 쪽에선 답이 없어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 안 전 대표가 복귀하는 것이 손학규 대표에게 도움이 된다고 보는지 묻자 “도움 되고 안 되고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전 대표의 정치적 행위는 본인 자유이고 그 분이 취해야 할 행동이긴 하지만 저로서는 안 전 대표가 돌아올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전국대학생위원회 임명식 날 위원장이 사퇴하는 등 청년층이 줄줄이 등을 돌리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정치권이 젊은 사람을 그렇게 이용하면 안 된다”며 “혁신위도 그렇고 정치인이 정정당당하게 의사를 표현하고 행동해야지, 젊은 사람을 앞장세워 당의 분열을 획책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이번 총선 전략에 대해 묻자 “이번 총선이 바른미래 이름으로 나갈지, 새로운 이름으로 나갈지 모른다. 그러나 제3정당으로 3번을 달고 나가는 것은 분명하다”며 “지금 열린 중간지대가 새로운 힘이 되고 우리 당의 바탕이 된다. 바른미래당이 모든 것을 다 한다는 것은 아니다. 제3의 정치세력을 구성해 새 정치를 열어나갈 것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손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전날 서초동 촛불집회와 관련 “집회에 5만명이 모였든 200만명이 모였든 숫자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국론분열이 심화하는 것이 문제”라며 “이제 국론 분열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 조국 장관으로 인해 나라가 완전히 두 쪽으로 갈라졌다”고 우려했다.

손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미국을 방문하고 돌아와 조 장관을 설득하고 해임할 것을 기대했지만 정반대 행동을 한 것에 크게 실망스럽다”며 “이제와서 조국을 구하기 위해 말을 바꿔가며 검찰에 압력을 가하고 분열을 부추기는 것이 대통령으로서 할 일인가”라고 힐난했다.

그는 “대한민국은 그 어느 때보다 국론 통합이 시급하다. 조국 장관 시한폭탄을 제발 빨리 내려놓고 나라부터 생각하십시오”라며 “거대 양당도 조국 장관의 문제를 정쟁으로 변질시켜선 안된다. 특권과 반칙을 타파하고 공정과 정의를 회복하기 위한 제도와 비전을 논의하자. 그것이 공당의 역할이다”라고 촉구했다.

한편 이날 비상행동 모임과 관련, 임재훈 사무총장은 오신환 원내대표에게 공문을 보내 “긴급 의원총회를 소집한 것에 충분히 동감하지만, 최고위원회와 동일한 시각에 개최돼 일부 참석자들과 언론 혼선이 빚어졌다”며 “최고위가 정례 개최되는 월·수·금요일 오전 9시부터 10시를 피해 소집해 줄 것을 정중히 요청한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