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인 “美 빅딜-北 스몰딜 좁혀야…풍계리 검증이 첫걸음”

  • 뉴시스
  • 입력 2019년 4월 4일 10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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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검증, 미국에 긍정적 신호"
"북미 신중한 입장으로 다음 회담 이어지게 해야"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가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정상회담은 미국의 ‘빅딜’ 입장과 북한의 ‘스몰딜’ 입장이 좁혀지지 않아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문 특보는 그러면서 북미 간 대화 프로세스 재개의 첫 걸음으로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에 대한 국제사회의 검증을 수용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문 특보는 4일 오전 서울 마포구 연세대학교 김대중도서관에서 열린 ‘문재인 정부와 한반도 평화 이니셔티브’ 학술회의에서 “하노이 회담이 생각처럼 잘 진행되지 않았다. 사실 실패라고 할 수 있다”며 “미국의 빅딜과 북한 스몰딜 간 입장이 좁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렇기에 미국의 빅딜과 북한의 스몰딜 입장을 좁히는 게 중요하다”며 “북한의 핵 무기 역량이 굉장히 강하다. 핵 무기를 다 포기하는 것은 몇 년에 다 되지 않기 때문에 점진적인 이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러나 잘 구축된 로드맵이 점진적인 이행을 이끌어야 한다. 구체적인 타임테이블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특보는 “하노이 회담이 실패하면서 북미 사이에 불신의 분위기가 생기고 있는 것 같다. 적극적인 행동과 대응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풍계리 핵 실험장의 3분의 2가 폐쇄됐다고 했다. 이에 대한 국제사회의 검증(inspection)을 받아들여야 한다. 이는 긍정적인 첫걸음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문 특보는 “평양공동선언 5조를 보면 북한은 미사일 엔진 테스트장을 폐쇄하고 풍계리 핵 실험장을 폐쇄할 수 있다고 언급돼 있다. 이 측면에서도 계속 주시해야 한다”며 “김 위원장이 실제로 천명한 바를 제대로 이행하는지 검증을 통해서 증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 입장에서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것이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그런 긍정적인 신호를 받아들여서 호혜적 태도를 취할 수 있다. 북한 첫 걸음에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런 첫 걸음이 북미 사이에 잘 이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문 특보는 오는 11일 있을 한미정상회담과 관련해서는 “지난해 조성된 평화 분위기와 모멘텀을 계속 이어나가는 것과 미국과 북한이 계속해서 협상, 대화를 포기하지 않고 이어나가야 한다는 점”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나비효과를 피해야 한다. 북한이 대화의 선로를 벗어나면 그 결과가 생각하는 것보다 이후에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며 “북미가 신중한 입장으로 다음 회담과 실무진 회담으로 이어지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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