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락사무소 정상회담前 개소… 문재인 대통령 “기대 120% 만족 성과”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9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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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20일 남북 평양정상회담]비핵화 동력찾기 북-미 중재 시동

정상회담 준비위 예고없이 방문 문재인 대통령이 6일 청와대에서 열린 평양 정상회담 준비위원회 1차 
회의에 참석해 준비위원장인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 왼쪽부터 임 실장, 문 대통령,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주영훈 대통령경호처장, 이상철 국가안보실 1차장. 청와대사진기자단
정상회담 준비위 예고없이 방문 문재인 대통령이 6일 청와대에서 열린 평양 정상회담 준비위원회 1차 회의에 참석해 준비위원장인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 왼쪽부터 임 실장, 문 대통령,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주영훈 대통령경호처장, 이상철 국가안보실 1차장. 청와대사진기자단
“기대를 120% 만족하는 성과다.”

문재인 대통령은 6일 남북 정상회담 추진위원회 회의장을 예고 없이 방문해 대북특사단의 전날 방북 결과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고 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특사단을 통해 전한 메시지에 이런 식으로 적극 화답한 셈이다.

연내 종전선언 목표를 밝힌 문 대통령은 이달 남북, 한미 연쇄 정상회담을 통해 북-미 대화의 중재자(mediator)를 넘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요청대로 적극적인 협상가(negotiator)로 나설 방침이다. 하지만 특사단의 방북으로 비핵화 첫 단계를 둘러싼 난맥상이 재확인된 만큼, 18∼20일 평양 남북 정상회담에서 돌파구를 찾지 못하면 오히려 교착 국면이 장기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 평양 회담에서 비핵화 동력 찾기 나선 문 대통령

특사단을 이끈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발표한 남북 합의사항의 첫머리로 “18일부터 20일까지 평양에서 2박 3일간 남북 정상회담을 개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평양 남북 정상회담은 2007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방북 이후 11년 만이다.

정 실장은 이날 “남북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진전을 위한 구체적 방안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가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4, 5월 열린 두 차례의 판문점 정상회담과 달리 이번 평양 정상회담에선 구체적인 비핵화 방법론이 집중적으로 논의될 것이라는 얘기다.

문 대통령도 이날 정상회담 추진위 회의에서 “남북 정상회담에 대해서도 큰 기대 갖게 됐고 그와 함께 한반도 완전 비핵화와 북-미 대화도 촉진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게 됐다”고 밝혔다.

특히 문 대통령은 남북 정상회담을 마치고 다음 주 곧바로 미국 뉴욕을 찾아 김정은과 논의한 비핵화 해법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하며 미국을 설득할 방침이다. 정 실장은 “9월 유엔총회에서 남북미 정상회담은 실현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문 대통령이) 유엔총회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는 것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평양에 이은 미국 방문 이후 비핵화 협상이 다시 탄력을 받으면 10월 중 북-미 및 남북미 정상회담을 이끌어내 연내 종전선언 채택으로 이어가겠다는 구상이다.

관건은 과연 남북 정상회담에서 미국을 설득할 만한 해법, 특히 비핵화에 대한 김정은의 구체적인 의지를 끌어낼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북한은 그동안 “비핵화는 북-미 간의 문제”라는 태도를 바꿔 비핵화를 남북 정상회담 의제로 내걸면서 우리 측에 미국을 설득하는 책임을 넘겼다. 정 실장은 “비핵화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서 북한도 남측의 역할을 좀 더 많이 기대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 美 우려에 군사적 긴장 완화에 집중할 듯

이번 남북 정상회담에선 남북 경제협력 방안에 대한 논의는 철도·도로 연결 등 판문점선언 합의사항을 중심으로 제한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이 남북경협 속도에 우려를 표명하고 있는 상황에서 특구 개발 등 대규모 경협에 대한 합의는 시기상조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특사단 방북 협의 과정에서 경협은 ‘ㄱ’자도 나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남북은 또 정상회담 개최 전에 개성 연락사무소를 개소하기로 합의했지만 구체적인 날짜를 못 박지는 않았다. 미국과의 추가 협의를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 대신 군사분계선 내 감시초소(GP) 시범 철수와 공동경비구역(JSA) 비무장화 등 군사 분야에선 구체적인 합의를 낼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은 특사단에게 “조선반도에서 무력충돌 위험과 전쟁의 공포를 완전히 들어내야 한다”고 말했다고 이날 조선중앙통신은 보도했다.

한편 청와대는 이날 정상회담 추진위 회의에서 기존 의제·소통·운영지원 분과 외에 남관표 안보실 2차장을 분과장으로 한 판문점선언 이행점검 분과를 신설했다. 남북은 다음 주초 판문점에서 의전·경호 문제를 논의할 고위 실무접촉을 갖기로 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연락사무소 정상회담#비핵화 동력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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