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권 가를 친문 당원들 “뼈문은 누구”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6월 27일 03시 00분


코멘트

줄잇는 당권도전 행렬… 벌써 후끈 달아오른 민주당 8월 全大

8월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전대)를 앞두고 예비주자들의 물밑 접촉과 출마 선언이 줄을 잇고 있다. 2년 뒤 국회의원 총선거 때 공천권을 행사하고 문재인 정부 중반기 정책 공약을 뒷받침하는 300여 개 입법 과제를 책임지는 막강한 자리이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당 대표 후보가 난립하면 3명으로 컷오프한 뒤 전대를 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당 안팎에선 벌써부터 세 가지 변수가 전대를 좌우할 것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 “과연 누가 ‘뼈문’(뼛속까지 친문)인가”

민주당 전대 득표율에서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차지하는 비중(85%)은 국민과 일반당원으로 구성된 선거인단(15%)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다. 그만큼 당내 최대 계파인 친문(친문재인) 성향 당원들의 향배가 결정적이다. 현재까지 출마를 선언하거나 저울질하고 있는 친문계 후보는 4선의 최재성, 3선의 윤호중, 재선의 전해철 박범계 의원 등이다.

이 중에서도 친문 핵심 중의 핵심, 이른바 ‘뼈문’으로 통하는 최재성 전해철 두 후보의 단일화 논의가 변수다. 최 의원은 “두 사람이 모두 전대에 나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전 의원은 후보 단일화보다는 차기 당 대표 이미지를 제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그는 24일 페이스북을 통해 “강력한 당정 협력으로 국정 구심력을 확고하게 만들어야 한다”며 책임총리를 연상케 하는 ‘책임대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 친문 성향 의원은 “친문이 당권을 잡는 과정에서 후보 간 갈등이 표면화되면 안 된다는 공감대가 있다”고 했다.

여기에 범(汎)친문으로 분류되는 4선의 김진표 의원도 최근 두 의원을 따로 만나 후보 단일화를 논의한 걸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26일 “친문 전체가 한 후보로 모아지면 전국 대의원이나 권리당원을 확보하는 데 훨씬 유리해진다”고 말했다. 7월 초 출마 선언을 검토 중인 김 의원은 노무현 정부에서 경제부총리를 지낸 ‘성과 창출형’ 당 대표 이미지를 내걸 예정이다. 최근 경제 위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경제를 잘 아는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부각하겠다는 것.

그러나 친문 주자 간 교통정리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노무현 정부 청와대 법무비서관 출신으로 25일 친문 인사 중 처음으로 출마를 선언한 박범계 수석대변인은 “당 대표를 뽑는 과정이 단일화이며 후보 간 단일화라는 (정치) 공학은 우리가 나아갈 길이 아니다”라고 했다.

○ 다크호스 행보와 비주류 결집

다크호스인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과 7선 이해찬 의원의 출마 여부도 중대 변수다. 민주당 불모지였던 대구에서 20대 국회의원에 당선된 김 장관은 중도보수를 껴안을 수 있는 표 확장성과 특유의 친화력이 최대 강점이다. 그러나 개각 전 장관직 사퇴가 이른바 문심(文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는 점에서 출마가 쉽지 않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특히 당내에서 대권과 당권을 분리해야 한다는 여론이 조성되면 대선주자로 꼽히는 김 장관의 당권 행보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당 관계자는 “전대에 나서려면 지금쯤 캠프가 구성돼야 한다. 개각 시점이 다음 달로 넘어가면 설사 김 장관의 사표가 수리되더라도 물리적으로 출마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김 장관 본인은 아직 전대 출마 카드를 완전히 접지 않은 걸로 알려졌다.

친노 좌장이자 당내 최다선인 이해찬 의원은 당을 일사불란하게 끌고 갈 수 있는 ‘힘 있는’ 리더십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국무총리와 장관 등의 경륜을 갖춘 이 의원이 직접 나설 정도로 당이 비상 상황이 아니라는 반론도 있다. 스스로도 출마 여부를 함구하고 있다.

원내대표에 이어 당 대표까지 친문이 차지하는 데 대한 당내 비주류들의 집단 반발 가능성이 마지막 변수다. 지난달 원내대표 선거에서 비주류 노웅래 의원이 예상 밖으로 선전한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당 관계자는 “친문 단일화든 비주류 결집이든 이번 지방선거를 압승으로 이끈 문심의 향방이 전대에서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상운 sukim@donga.com·유근형 기자
#당권도전#친문 당원들#전당대회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