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제원-조기숙, 사흘째 설전…“盧 죽음, 가족·측근 탓” vs “위기 때면 盧 호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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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9월 26일 14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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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50)과 참여정부에서 청와대 홍보수석을 지낸 조기숙 이화여대 교수(58)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부부싸움’ 등과 연결 지은 정진석 한국당 의원의 발언을 두고 3일째 소셜미디어에서 설전을 펴고 있다.

●장제원 “盧 전 대통령은 성역인가?” vs 조기숙 “허위왜곡 마타도어가 문제”

사진=장제원·조기숙 페이스북
사진=장제원·조기숙 페이스북

발단은 장제원 의원이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노무현 대통령의 ‘노’자만 꺼내면 용서할 수 없는 역사의 죄를 지은 양 발끈하고 벌 떼처럼 들고 일어나 난리를 친다”고 정진석 의원을 감싸면서 시작됐다.

장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은 성역인가? 보수진영의 대통령들을 조롱하고 박해하면 할수록 자신들 진영의 전, 현 대통령에 대한 막말과 비난은 더욱 심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에 조기숙 교수는 같은 날 밤 페이스북을 통해 “한 때 호감을 가졌던 정치인이라 이번 글을 보며 실망이 크다. 장제원 의원은 정말 정치탄압이란 걸 받아보지 못한 사람 같다”며 “하긴 김대중, 노무현 정부가 반대자에게 특혜를 베풀었을지언정 탄압이란 걸 하지 않았으니 피해자에게 감정이입이 안 되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비꼬았다.

조 교수는 “무조건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비판을 막는 게 아니다. 허위왜곡 마타도어에 시민들이 분개하는 것”이라며 “범죄의 증거를 없애려고 부관참시 하는 사람들과 같이 행동한다면 범죄에 직접 가담한 적 없는 장의원은 스스로의 무덤을 파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장제원 “盧 상여잡고 한풀이 그만” vs 조기숙 “더 이상 盧 입에 담지 말라”

사진=장제원·조기숙 페이스북
사진=장제원·조기숙 페이스북

장 의원은 다음날인 25일 오전 다시 페이스북을 통해 “저에 대한 충고의 글 잘 읽었다. 감사하다. 하지만 그 가슴에 찬 분노와 노여움에 오싹함을 느낀다”면서 “이명박 박근혜 정부가 군사정권이었나? 어떻게 사람을 죽이고, 건전한 시민을 탄압하고, 옥에 가두고 없는 죄를 만드나?”고 받아쳤다.

이어 “노무현 대통령 상여를 부여잡고 한풀이 베이스캠프로 삼는 것을 중단해 달라”며 “문재인 대통령에게 빚 갚으라고 영수증 내밀지 말라. 문재인 정부를 실패로 몰고 가는 나쁜 짓”이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조 교수는 같은 날 오후 “노무현 대통령이 비리정당 생명의 동아줄인가?”라며 “동문서답, 적반하장을 몸소 실천하는 자유한국당 일원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깨달았다”고 혀를 찼다.

그는 “며칠 전 노 대통령에 대한 정진석 의원의 허위사실 유포나 노 대통령을 현실 정치에 끌어들인 장 의원의 발언이 국정원 비리를 물 타기하려는 목적인 걸 이제는 국민들도 다 안다”며 “더 이상 노무현 대통령을 그 입에 담지 말 것도 부탁드린다”고 적었다.

하지만 설전은 끝나지 않았다.

장제원 “盧 죽음, 가족·측근 탓” vs 조기숙 “한국당, 위기 시엔 盧 호출”

사진=장제원·조기숙 페이스북
사진=장제원·조기숙 페이스북

장 의원은 26일 오전 “말이 안 통하는 것 같아 마지막 답글을 쓴다”며 “‘노무현 대통령을 그 입에 담지 말라’, 혹시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독점적 지위가 있는지? 저는 노무현 대통령을 칭찬할 수도, 비판할 수도 있는 대한민국 국민”이라고 받아쳤다.

장 의원은 “남 탓하고 정치보복 운운할 게 아니라 먼저 대통령을 잘못 모신 여러분의 책임이 얼마나 큰 지 깊이 반성하고 자중하라”며 “노 대통령 앞에서 평생 속죄해야 할 분들은 가족들과 조 수석을 비롯한 측근들”이라고 힐난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가 전임 정부보다 반듯하게 깨끗하게 반칙하지 않고 잘해서 국민들로부터 성공한 정부의 모델로 칭찬받는 것 그것이 진정한 적폐청산”이라며 “훗날 정권이 바뀌어도 정치보복이 없는 그런 나라 문재인 정부가 만들어주길 바란다”고 적었다.

그러자 조 교수는 같은 날 오후 “떳떳하지 않은 자가 숨긴다”며 “장 의원과 제 발언은 단순한 공방이 아니다. 장 의원은 제 발언을 숨기고 제가 하지도 않은 허위 발언을 만들어내 저를 공격했다면, 저는 장 의원의 발언을 있는 그대로 제 페친(페이스북 친구)들과 공유했다”고 주장했다.

조 교수는 “저도 이런 공방에 휘말리는 것 유쾌하지 않고 부끄럽다. 하지만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뇌구조에 대한 교훈은 얻었다”면서 “한국당은 ▲비리가 나오면, 정치보복이라 주장한다 ▲위기 시엔 노무현을 호출한다 ▲노무현을 그만 괴롭히라면, 친노가 노무현 독점하냐 힐난한다 ▲논리적 모순을 지적하면, 하지도 않은 말을 만들어내 공격한다 ▲법적으로 대응하면, 언제까지 과거에 사냐고 미래로 가자고 외친다”고 꼬집었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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