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내각 16명중 11명, 자녀 자사고-특목고 등 보내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6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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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희경 한국당 의원 분석
年 3000만원 외국인학교에 자녀 3명, 강남지역 명문고 출신 자녀도 8명
조희연 교육감 두 아들 외고 나와… 野 “특목고 사회악 매도는 어불성설”


문재인 정부의 장관급 이상 고위공직자와 후보자 가운데 상당수 인사의 자녀가 외국어고나 외국인학교, ‘강남 8학군’ 명문고교 등을 나온 것으로 나타났다. 새 정부가 자율형사립고, 외고, 국제고 폐지에 속도를 내는 상황에서 내각 인사들이 자녀를 정작 비(非)일반고에 보낸 사실이 밝혀지며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비판이 나온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전희경 의원이 28일 장관급 이상 고위공직자와 국회에 인사청문요청서가 제출된 장관 후보자 16명의 자녀가 다닌 고교를 분석한 결과 11명의 자녀가 외고나 자사고를 포함한 강남권 명문학교 등을 졸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자녀의 출신 고교를 살펴보면 △외고 2명 △외국인학교 3명 △강남 지역의 명문고 8명 △자사고 3명 △대안학교 1명 등이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아들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차녀와 장남은 모두 외국인학교인 서울 용산국제학교를 나왔다. 김 부총리의 아들은 1992년 그의 미국 유학 도중 태어난 복수국적자다. 초중학교를 미국에서 나온 뒤 미국 시민권자 자격으로 용산국제학교에 입학했다. 강 장관의 두 자녀는 외국에 3년 이상 거주한 자격을 인정받아 외국인학교에 진학한 것으로 알려졌다. 용산국제학교는 지난해 기준 고교과정의 연간 납입금이 수업료 2150만 원을 포함해 3000만 원에 육박한다.

문 대통령이 대선 당시 폐지를 약속한 외고와 자사고 출신도 있다. 김부겸 행정자치부 장관의 딸은 경기외고, 조명균 통일부 장관 후보자의 딸은 서울외고를 나왔다.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의 아들과 딸은 각각 서울 세화고와 세화여고를 졸업했다. 강 장관의 장녀는 위장전입 논란을 일으켰던 서울 이화여고를 나왔다. 세화고와 이화여고는 2010년, 세화여고는 2011년부터 자사고이지만 이들이 재학 중일 때는 아니었다.

‘교육특구’라고 불리는 서울 강남 지역의 명문고를 나온 자녀도 많았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의 장녀는 송파구 영동여고(현 영동일고)를, 차녀와 삼녀는 강남구 숙명여고를 졸업했다. 김 후보자는 29일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있다. 이낙연 국무총리의 아들은 서초구 서울고,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의 아들은 강남구 중대부고 출신이다.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의 아들은 강남구 개포고를 나왔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의 아들은 도시형 대안학교인 이우학교를 나왔다. 이우학교는 한때 분기당 학비가 150만 원 정도였고, 최태원 SK 회장 장남도 다니면서 ‘귀족 대안학교’라는 별칭도 있다.

앞서 자사고 축소 정책을 추진해왔던 조희연 서울시교육감도 두 아들을 외고에 보낸 사실이 드러나며 ‘이중행태’라는 논란이 일었다. 조 교육감의 장남은 명덕외고를, 차남은 대일외고를 각각 나왔다. 조 교육감은 27일 “교육감으로서 공적책무를 다해야 하는 입장에서 매우 무겁고 불편한 사실이 아닐 수 없다”며 “죄송한 마음을 느낀다”고 사과했다.

전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내각 인사들이 자신의 자녀는 조금이라도 나은 교육 여건을 위해 자사고와 특목고에 보내놓고는 이런 학교를 마치 사회악으로 매도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가짜 평준화’ 정책을 위해 학생과 학부모를 볼모로 삼아선 안 된다”고 말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문재인 정부#자사고 폐지#특목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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