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 웜비어’ 사망, 전여옥 “남한에 태어난 행운에 안도…부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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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6월 20일 15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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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여옥 전 한나라당 의원 블로그
전여옥 전 한나라당 의원 블로그
전여옥 전 한나라당 의원은 북한에 억류됐다가 혼수상태로 돌아온 지 엿새 만에 사망한 미국인 오토 웜비어(22)에 대해 조의를 표했다.

전 전 의원은 20일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누구보다 건강했던 웜비어 군이 식물인간 상태로 돌아오는 장면을 보며 제 가슴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아팠다"고 밝혔다.

이어 "'도대체 저 아이에게 무슨 짓을 한 거야?' 여러 차례 중얼거렸다"며 "그의 어머니에게 그는 여전히 영원히 사랑스러운 아가이고 엄마가 보살펴야 할 아이일 것이다. 그런데 저런 처참한 몰골로 돌아온 아들을 보는 어머니의 심정은 처절한 통곡도 폭포처럼 쏟아지는 눈물조차도 멈추는 최고의 비통함일 것이다"라고 전했다.

전 전 의원은 "뉴스를 통해 북한의 법정이나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본 웜비어 군의 모습은 그가 얼마나 가혹한 일을 당했는가를 그대로 보여줬다"며 "겁을 먹은 정도가 아닌 극심한 공포에 질린 넋 나간 표정, 등을 둥그렇게 접어가며 화살 맞은 짐승처럼 울먹이고 울부짖던 그 모습. 저는 한 인간을 저토록 피폐하게 만드는 북한 정권에 대해 깊고 뜨거운 분노를 느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북한에는 수많은 오토 웜비어가 있다. 김정은 3대 세습, 마치 사악한 이단종교집단에 의해 인질로 잡힌 우리 동포들이다"라며 "많은 이들은 극심한 고문 끝에 인간의 모습이라 할 수없는 처참한 몰골로 숨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 엄연한 현실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우리는 '남한에 태어난 행운'에 안도하며 눈을 감아왔다"며 "참으로 부끄럽다. 최악의 북한정권의 가혹행위로 숨진 오토 웜비어군에게, 그 가족에게도 위로와 슬픔을 나누겠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혼수상태에 빠져 돌아온 22살 아들을 보낸 부모의 그 기막힘과 비통함은 가벼워질 수는 없을 것"이라며 "모든 인간은 고문을 당하지 않을 권리가 있다. 모든 인간은 스스로의 의견을 자유롭게 표시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모든 인간은 인간답게 살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다시 한번 오토 웜비어 군의 명복을 빈다"고 글을 맺었다.

한편 버지니아주립대 3학년이던 웜비어는 지난해 1월 관광차 방문한 북한 평양 양각도 호텔에서 '김정일 선전물'을 훔치려 한 혐의로 억류돼 같은 해 3월 체제전복 혐의로 15년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다.

북한에 17개월째 억류됐던 웜비어는 미국과 북한 간 오랜 교섭 끝에 지난 13일(이하 현지시간) 혼수상태로 고향에 돌아왔다. 웜비어는 병원에 입원한 지 엿새 만인 19일 결국 숨을 거뒀다.

김소정 동아닷컴 기자 toysto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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