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중도층, 대선판 흔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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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분석]대선 D-28 표심
맹목적 진영논리-극단정치 거부… 중도층 석달새 25%→33%로
진보-보수층보다 덩치 커져

대통령 탄핵이란 헌정 사상 초유의 사건을 맞아 치러지는 5·9대선을 앞두고 기존 대선 공식을 깨는 새로운 물결이 형성되고 있다. 고질적 지역 몰표 현상이 사라지고, 예상 밖 후보가 자고 나면 새로운 ‘다크호스’로 부상하면서다. 이런 민심의 흐름은 좌우 극단 정치에 부정적이고 맹목적인 진영 논리에 갇히길 거부하는 ‘신(新)중도’ 성향의 유권자가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선일보가 칸타퍼블릭에 의뢰해 7, 8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다자 구도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34.4%)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32.2%)를 오차범위(±2.0%포인트) 내에서 앞섰다. 흥미로운 점은 중도층에서 안 후보가 문 후보를 13.9%포인트나 앞선 대목이다. 중도층에서 팽팽한 균형을 이룰 때만 해도 문 후보가 다자 구도에서 안 후보를 앞섰지만 중도층 균형이 무너지자 역전된 셈이다.

중도층의 덩치가 점점 커지고 있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매주 10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한국갤럽 여론조사를 보면 1월 첫째 주 스스로 중도라는 응답자는 25.0%였다. 이어 2월 첫째 주 26.4%→3월 첫째 주 30.9%→4월 첫째 주 33.1%로 꾸준히 늘고 있다. 반면 같은 기간 진보는 38.6%에서 31.8%로, 보수는 26.7%에서 24.9%로 줄었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전문가들은 탄핵 국면을 거치며 유권자들의 극단 회피 심리가 강화된 것으로 보고 있다. 더 길게 보면 진보 정권 10년, 보수 정권 9년을 거치면서 극단적 정치 대결에 대한 염증이 커진 측면도 있다. 지난해 4·13총선 비례대표 선거에서 중도를 표방한 국민의당(26.7%)이 새누리당(33.5%)에 이어 2위를 차지하는 파란을 일으킨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다만 신중도 유권자들이 정치 세력화에 나설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들 스스로 특정 정파에 소속되길 거부하고 이슈에 따라 자율적 판단을 하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 신(新)중도층

보수와 진보의 진영 대결을 거부하고 정치 경제적 이슈에 따라 때로는 진보적 가치, 때로는 보수적 가치를 지지하며 자신의 태도를 결정하는 새로운 중도층.
#대선#신중도층#여론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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