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내가 마른자리만? 문재인 보다 더 오래 살아 한국 변혁 더 겪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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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1월 16일 16시 38분


반기문 “내가 마른자리만? 문재인 보다 더 오래 살아 한국 변혁 더 겪어”
반기문 “내가 마른자리만? 문재인 보다 더 오래 살아 한국 변혁 더 겪어”
사실상 대권 행보에 나선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16일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 1위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자신을 ‘마른자리만 딛고 다닌 사람은 국민의 슬픔과 고통이 무엇인지 느낄 수도 이해할 수도 없다’고 비판한 것에 대해 “문재인 대표보다 (내가) 더 오래 살았으니까, 한국의 변혁을 더 겪었다고 생각 한다”고 일축했다.

반 전 총장은 이날 부산 남구 대연동 유엔기념공원을 방문한 뒤 기자들의 관련 질문에 “제가 유엔 총회 고별사에서 유엔의 아이다라고 얘기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반 전 총장은 “제가 아주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서 6·25전쟁 때 진짜 땅바닥에 앉아 공부했다”며 “어려운 과정에서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해 외교관이 됐고, 외교관이 돼서도 열심히 하니까 기회가 열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가 늘 호강하며 남의 사정 모른다는 것은 일방적인 생각”이라고 문 전 대표의 발언을 반박했다.


반 전 총장은 “세계를 다니면서 그 어려운 일을 훨씬 더 하고, 그 사람들 위해 노력했다”며 “약자의 목소리가 되고 약자 보호하고 자기 보호할 수 없는 분들을 보호하고 그런 일을 많이 했는데, 그렇게 말씀하시는 것은 그렇다”고 섭섭함을 표했다.

앞서 문 전 대표는 이날 공개된 '대한민국이 묻는다-완전히 새로운 나라, 문재인이 답하다'는 대담 에세이집을 통해 반 전 총장에 대해 "유엔사무총장을 지냈으니 외교관으로 유능하겠지만 다른 면은 본 적 없어 알 수 없다"고 전제한 뒤, "그동안 기득권층의 특권을 누려왔던 분으로, 우리 국민이 요구하는 새로운 대한민국 건설 등에 대해 그리 절박한 마음은 없으리라 판단한다. 그동안 이 세상을 변화시키려는 쪽에 서본 적이 없고, 그런 노력을 해본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반 전 총장이 표방한 '대통합론'을 염두에 둔 듯 "상처를 치유하지 않고 통합할 수 없다. 그러면 더 곪게 된다"며 "마른자리만 딛고 다닌 사람은 국민의 슬픔과 고통이 무엇인지 느낄 수도 이해할 수도 없다"고 강조했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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