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대정부질문]“대통령 코스프레 오래하고 싶나” 발언에 황교안 ‘항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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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12월 20일 20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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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질문 열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동아일보DB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동아일보DB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대통령 코스프레를 오래 하고 싶은 것 아니냐’는 더불어민주당 김정우 의원의 발언에 “말도 안 되는 얘기”라며 반발했다.

황교안 권한대행은 20일 열린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야당 의원들의 공세에 몸을 낮추며 조심스러운 답변을 이어갔다. 그러나 김정우 의원의 강도 높은 도발에 설전이 벌어졌다.

김정우 의원은 처음부터 “지금 대한민국 대통령이 누구냐”, “총리가 누구냐”며 공세를 펼쳤다.

이어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후 황교안 권한대행이 발표한 담화문이 대통령을 잘 보좌하지 못한 총리의 사과가 아닌 또 다른 대통령의 담화 같았다고 날을 세웠다.

이 같은 비난에 황교안 권한대행은 “제가 탄핵 직후에 가장 먼저 말씀 드린 것은 송구하고 죄송하다는 말(이었다)”고 해명한 뒤 “(그 다음에) 앞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국정 공백 해소하기 위한 노력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씀을 드렸다”고 말했다.

또 과거 고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당시 권한대행을 맡았던 고건 전 총리와 비교하며 “총리 본인이 대통령이 된 듯 착각하는 거 아닌가”라고 묻는 김정우 의원을 향해 “거듭 말씀 드린다. 저는 무거운 마음으로 이 직을 수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박근혜 정부가 3년8개월간 한 모든 일이 국민을 위한 것이었는데 오해가 생긴 부분, 또 실제 문제가 된 부분을 안타까워하며 바로잡는 노력을 하고 있다. 내각과 함께 국정 정상화를 위한 모든 노력을 하고 있다. 대부분 총리로서의 일”이라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하지만 황교안 권한대행의 항변에도 김정우 의원은 “고건 전 총리는 탄핵안 가결 직후 헌재에 대해 탄핵심판기간 단축을 요청했는데 황 총리는 헌재에 아무 말도 안 했다”면서 “총리가 대통령 코스프레를 오래하기 위해 박 대통령 직무가 정지되는 기간이 길어졌으면 한 것 아니냐”고 비난을 이어갔다.

이처럼 이어지는 공세에 대해 황교안 권한대행은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고 일축하고 “빨리 국정 안정시켜서 어려움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런 이야기들을 의원님이 같이 공유하지 않으시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김정우 의원은 “국회 출석을 놓고 구체적인 출석 방식 등에 대해 국회에서 논의해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대통령은 거취 문제를 국회가 정하라고 하더니 총리도 출석방식을 정하라고 한다”면서 “대통령을 보고 배운 건가? 대통령을 흉내 내는 건가?”라고 거듭 도발했다.

“그러니 기름장어가 길라임 역할을 하려 한다는 말이 나온다”는 말도 했다.

이에 황교안 권한대행은 “적절하지 않은 표현은 국회에서는 사용을 자제하시는 것이 어떨까 싶다”면서 “총리로서 최선을 다 해왔고 지금은 헌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탄핵소추과정에서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 국정 안정시키고 일상으로 빨리 돌아올 수 있는 방안 마련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답했다.

각계의 원로들과 전문가들로부터 여러 의견을 듣고 있으며, 현장의 목소리 또한 듣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회와의 소통을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면서 “의견 주시면 더 많은 노력을 하겠다”고 밝혔다.

황지혜 동아닷컴 기자 hwangj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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