黨창건일 조용히 넘어간 北… 11월 美대선 의식?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11일 03시 00분


코멘트

열병식-군중집회 보도도 없어
핵실험-장거리미사일 발사 대부분 기념일前 나흘 이내 진행

 노동당 창건 71주년 기념일인 10일 북한이 핵실험이나 장거리미사일 발사 등 이른바 ‘전략적 도발’을 하지 않았다. 한미 정보 당국은 10월 초순부터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과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에서 인력과 트럭의 활동이 대폭 증가한 정황을 포착했다. 이를 두고 북한이 노동당 창건일을 맞아 6차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동시에 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왔었다.

 북한은 올해 9월 9일 정권 수립 기념일에 5차 핵실험을 한 것을 제외하곤 주로 명절을 앞둔 시점에 도발했다. 북한은 정권 수립 기념일을 9일 앞둔 1998년 8월 31일 대포동 1호 발사를 진행해 미국과 국제사회를 겨냥한 도발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위성 발사로 포장된 6차례의 ICBM 발사 모두 북한의 주요 명절을 앞두고 진행됐다. 핵실험도 예외는 아니었다.

 북한이 명절을 앞두고 핵과 미사일 실험을 하는 이유는 내부 경축 분위기를 최대한 띄워 선전에 활용하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명절 당일은 쉬는 날이기 때문에 주요 도발 사실을 전하는 중대 방송이 큰 효과를 발휘하기 어렵다는 사정이 있어 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북한이 노동당 창건일에 도발하지 않았다고 해서 마음을 놓을 수는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북한이 한미 양국의 감시 능력을 테스트하거나, 예상외의 날짜로 충격을 극대화하려 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한미 양국 해군이 한반도 전 해역에서 연합훈련에 나선 상황 등을 고려했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다음 달 미국 대선 이후 차기 미 정부를 압박하기 위한 도발 카드를 남겨둔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12월엔 김정일 최고사령관 추대 기념일(24일), 김정은 최고사령관 추대 기념일(29일)이 있다. 김정일 사망 5주년인 올해 12월 17일을 전후로 도발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편 북한은 10일 김정은의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소식 여부도 전하지 않았고, 군중 시위나 열병식도 개최하지 않는 등 예년보다 더 잠잠한 모습을 보였다. 황해남도와 개성시에선 1월부터 대형 스피커를 이용해 시작한 대남 방송을 이날도 계속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노동당창건#북한#미국대선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