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충성자금 압박에…北 국외 노동자들, 끊이지 않는 불법 행위

  • 동아닷컴
  • 입력 2016년 10월 4일 09시 45분


북한의 국외 노동자들이 당국의 자금 송금 압박에 ‘불법행위’를 일삼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자유아시아방송(RFA)은 3일 쿠웨이트 언론을 인용해 현지에서 북한 노동자들에 의한 불법 의료행위, 밀주 제조 및 판매 등 불법행위가 끊이지 않고 있다며, 이 같은 불법행위가 북한 당국에 충성자금을 보내기 위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쿠웨이트 국제공항 부근에서 북한 치과의사 한 명이 불법 의료행위를 하다 경찰에 붙잡혔다. 그는 알수유크(Jleeb Al-Shyoukh) 지역의 한 시장에서 환자들의 이를 뽑고 치아 미백 등 시술을 했으며 치료비로 6~23달러(약 6600~2만5400원)의 저렴한 금액을 받아 저소득 외국인 근로자에게 인기를 끌었다.

북한에서 온 해외노동자들을 위해 파견된 이 의사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과 당국에 충성자금을 보내기 위해 업무 시간 외에 밖으로 나와 불법 의료행위를 하다 적발된 것으로 추정된다.

또 지난달 5일에도 파르와니야(Farwaniya) 지역에서 두 명의 북한 해외노동자들이 밀주를 만들어 팔다 수사 당국에 적발되는 사건이 있었다.

이들은 체포 당시 아랍어로 ‘나의 친구’라는 뜻의 일명 ‘싸대기(Sadeeqi)’라 불리는 밀주 230병을 소지하고 있었다.

이슬람 국가인 쿠웨이트에서는 술의 제조, 판매가 법으로 금지되어 있어 이 ‘싸대기’는 암시장에서 비싼 값에 거래된다.

북한 노동자들은 1.5리터짜리 생수병에 담긴 ‘싸대기’ 12개를 1박스로 묶어 중간 밀거래상에게 50달러(약 5만5000원)에 넘기는데, 박스 하나 당 약20달러(약 2만2000원)의 제조 비용의 제하고도 30달러(약 3만3000원) 가량의 이윤을 남길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뿐만 아니라 현지 경찰은 지난달 12일에도 같은 지역에서 밀주 제조 현장을 급습, 또 다른 북한 노동자 2명을 체포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RFA는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로 더욱 강력한 대북제재가 논의되고 있는 상황에서, 현지 당국의 강력한 단속에도 불구하고 해외자금 송금 압박을 받고 있는 북한 국외노동자들의 불법행위는 좀처럼 근절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황지혜 동아닷컴 기자 hwangj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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