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사드대응 과유불급”… 중국내 첫 한국 옹호론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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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사드 반대 3가지 속내]
中교수 등 싱가포르 언론에 기고 “한국으로서는 어쩔수 없는 선택”

중국의 현직 국립대 교수가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의 한반도 배치 결정에 대한 중국의 반응이 과격해 중국에 손실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산당 간부 양성 최고기관인 중앙당교 기관지의 부편집장 출신 정치평론가도 한국이 사드 배치를 결정한 데는 중국이 북한의 핵개발을 막지 못한 것이 중요한 이유라고 한국 쪽 입장을 옹호했다.

마융(馬勇) 베이징사범대 정부관리학원 교수는 10일 싱가포르 대표 중국어 일간지 롄허(聯合)조보 기고문에서 “중국이 사드 배치 문제로 한국과 상호 혐오에 이어 대립으로 치닫는다면 중국으로서는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다”고 주장했다.

마 교수는 “사드 배치는 미국이 오랫동안 추구해온 전략 목표 중 하나여서 한국으로서도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것”이라며 “중국은 단호하고 강력하게 반응해야 하지만 절대 과격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의 과격한 반응을 ‘과유불급(過猶不及·지나침은 미치지 못함과 같다)’이라는 고사성어를 인용해 비판하며 이미 그 기미가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무역이 충격을 받고 한국의 유명 연예인이 출연 제한을 받으며 한국으로의 여행도 화를 피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앞서 8일자 롄허조보에는 중앙당교 기관지 쉐시(學習)시보 부편집장 출신인 정치평론가 덩위원(鄧聿文) 씨의 기고문이 실렸다. 그는 “사드 때문에 북-중이 과거의 특수 관계로 돌아가서는 안 된다”며 “중국이 다시 평양의 보호 우산이 되거나 특히 핵문제에서 후퇴가 있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덩 씨는 “이는 한국을 철저히 미국 쪽으로 밀고, 중국은 평양의 굴레에 빠지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덩 씨는 “한국이 사드 배치에 동의한 배경에는 미국과 한국 보수 세력의 압력도 있었지만 중국이 북한의 핵개발 저지 압력에 힘을 다하지 않아 한국이 중국에 실망한 것도 분명 중요한 요인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이 보기에 중국이 북한을 변화시킬 능력이 충분한데도 할 일을 다 하지 않았다고 보고 있으며 실제적으로는 북한을 도왔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중국#사드#교수#옹호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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