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 사드’ 타격능력 과시… 南南갈등 노린 ‘北의 협박’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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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배치 결정 이후]스커드-노동 3발 동해상에 발사
두 종류 미사일 연속도발 이례적… 동시다발로 사드 무력화 겨냥

군 당국은 북한이 19일 새벽 단거리 미사일인 스커드 미사일 2발에 이어 중단거리 미사일인 노동 미사일 1발 등 1시간 안에 두 종류의 미사일을 섞어 쏘며 도발한 의도에 주목하고 있다. 북한이 스커드와 노동을 같은 날 연속으로 발사한 건 매우 이례적인 일이기 때문이다.

군 당국은 북한이 8월 시작되는 한미 연합 군사연습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을 앞두고 통상 7월에 미사일 도발을 해 온 만큼 확대 해석을 경계하면서도 경북 성주에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를 배치하기로 한 것에 대한 무력시위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북한이 이날 미사일을 발사한 황해북도 황주에서 성주까지의 직선거리는 375km다. 최대 사거리가 500km인 스커드-C나 1300km인 노동 미사일을 고각(높은 각도)으로 발사해 사거리를 줄일 경우 타격할 수 있는 위치다.

북한이 유사시 노동과 스커드 등 사거리가 다른 미사일을 서로 다른 지점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사한 뒤 제각각의 속도로 낙하하게 하는 방식의 ‘사드 무력화 전술’을 쓸 수 있다는 점을 과시한 거라는 해석도 있다. 군 소식통은 “북한은 다양한 종류의 미사일을 수십 발씩, 같은 방향으로 연이어 발사할 경우 사드가 이를 모두 요격하지 못할 것이라는 점을 부각시키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드 1개 포대는 통상 요격미사일 48기로 구성된다. 노동은 북한 후방에서, 스커드는 전방에서 쏘는 방식의 동시다발적 공격이 이뤄질 경우 1개 포대가 한 번에 얼마나 많은 미사일을 막아낼 수 있는지는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다.

그러나 우리 군은 사드가 모든 미사일을 막는 ‘만능 보검’이 아닌 만큼 사드의 빈틈을 메워줄 다양한 다층 방어망을 구축하고 있다. 패트리엇 미사일(종류에 따라 요격 고도 20∼30km), L-SAM(최대 요격 고도 50km), M-SAM(최대 요격 고도 25km) 등으로 사드가 요격에 실패할 경우 다시 한 번 요격을 시도할 하층 방어망을 촘촘히 구축해 ‘미사일 소나기’도 막아낼 방침이다.

북한이 성주군민들에게 “사드를 배치하면 언제든 북한에 타격당할 수 있다”는 공포심을 심어줘 사드 반대 여론을 확산시키고, 사드 배치 철회를 끌어내려는 노림수라는 분석도 있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사드 배치 관련 긴급현안질문에서 “(북한의 미사일 도발은) 국내의 사드와 관련 찬반 논쟁을 겨냥한 일종의 시위성 도발로 본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군 당국은 서울 등 수도권 방어를 강화하기 위해 우선 강원도 내 공군 전투비행단에 배치된 패트리엇(PAC-2·최대 요격 고도 20km) 미사일 발사대 중 일부를 탄도미사일 요격 능력이 한층 뛰어난 PAC-3(최대 요격 고도 30km)로 개량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군은 개량 작업을 마친 패트리엇 미사일을 2018년부터 수도권 내 패트리엇 미사일 기지로 이동 배치해 방어력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사드#북한#성주#미사일#스커드#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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