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南전역 타격 北미사일 도발 보고도 사드 반대하는가

북한이 어제 황해북도 황주 일대에서 스커드 계열과 노동 계열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 3발을 발사했다. 비행거리 500∼600km 내외로 남한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스커드 미사일을 쏜 것은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 예정 지역인 경북 성주가 북의 사정권에 있음을 과시하는 무력 시위로 보인다. 북한은 11일 ‘중대 경고’라며 사드 배치 장소가 확정되면 물리적 대응조치를 하겠다고 위협한 바 있다. 사드 반대 여론을 부추겨 남남갈등을 유발하려는 의도적 도발인 셈이다.

야당은 어제 국회 사드 배치 관련 긴급 현안질의에서 사드의 군사적 효용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정동영 국민의당 의원은 “사드를 배치하면 북한이 핵을 포기할 가능성이 있나”라고 따졌지만 배치하지 않으면 북이 핵을 포기할 가능성이 있는지는 말하지 않았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배치 자체엔 반대하지 않는다”며 신중론을 폈던 더불어민주당에서도 “전쟁 위기만 커질 것”이라고 비판을 토해냈다. 성주가 지역구인 새누리당 이완영 의원도 사드 레이더 전자파의 유해성 논란으로 인해 성주 지역 경제가 심각한 타격을 받는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한반도 위기의 본질은 북의 핵과 미사일 개발이다. 북에서 쏜 스커드와 노동 미사일은 사드로 요격이 가능하다. 그런데도 사드를 놓고 여야가 다투니 북한 김정은은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으면 된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오죽하면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북한의 망발이 사드를 불러오는 구실을 주고 있다”며 “북한은 핵실험, 미사일 발사 등 백해무익한 도발 행위를 중단하라”고 했겠는가.

사드 레이더의 유해성 논란이 일고 있지만 미국 괌 앤더슨 기지에 배치된 사드의 전자파를 18일 공개 측정한 결과 레이더로부터 1.6km 떨어진 곳에서의 최고치는 m²당 0.0007W로 인체 허용 기준(m²당 10W)의 0.007%에 불과했다. 고도 400m인 성주의 군 기지보다 평지라 전자파가 훨씬 강한 괌의 측정치가 인체와 농작물에 무해한 수준이라면 더 이상 근거 없는 괴담에 휘둘릴 이유가 없다.

우상호 더민주당 원내대표 같은 정치인이 “핵무기를 개발하는 북한을 상대로 그 이상의 억지력을 확보하는 게 실효적으로 불가능할 수 있다”며 ‘평화정책’을 주장하는 것은 무책임하다.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중국과 러시아 비위를 맞추면서 국가의 안위를 북한 김정은의 처분에 맡기는 것이 북핵에 굴복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지 말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