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생활 향상” 뾰족수 없는 北, 김정은 생일 맞춰 깜짝쇼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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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4차 핵실험]김정은 의도는
대내-대외 다목적 카드

북한은 6일 4차 핵실험 사실을 공개하면서 “수소탄(수소폭탄)까지 보유한 핵보유국의 전열에 당당히 올라섰다”고 선포했다. 그러면서 “미국에 맞선 자위적 권리”라며 핵개발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김정은은 핵무기를 ‘체제 유지를 위한 유일한 생존 전략’으로 보고 있다. 리비아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가 핵을 포기한 뒤에 무너진 것처럼 “핵을 포기하면 북한이 사라질 것”이라는 공포에 시달린다는 것이다.

○ 미국보다 중국 겨냥?

지난달 15일 김정은 친필 ‘실험 명령서’ 북한이 6일 수소 폭탄 실험 사실을 밝힌 직후 공개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지난해 12월 15일자 친필 서명 실험 명령서. 명령서에는 “2016년의 장엄한 서막은 첫 수소탄의 장쾌한 폭음으로 열어제낌으로써 온 세계가 조선노동당을 우러러 보게 하라”는 김정은의 지시가 적혀 있다. 조선중앙TV 화면 캡처
지난달 15일 김정은 친필 ‘실험 명령서’ 북한이 6일 수소 폭탄 실험 사실을 밝힌 직후 공개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지난해 12월 15일자 친필 서명 실험 명령서. 명령서에는 “2016년의 장엄한 서막은 첫 수소탄의 장쾌한 폭음으로 열어제낌으로써 온 세계가 조선노동당을 우러러 보게 하라”는 김정은의 지시가 적혀 있다. 조선중앙TV 화면 캡처
북한의 ‘깜짝 핵실험’은 다목적 카드로 보인다.

북한은 이날 발표한 특별중대보도에서 “침략의 원흉” 운운하며 시종 미국을 겨냥했다. 올해 임기가 끝나는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가 적극적인 대북 제재를 주도하기 힘든 상황임을 염두에 뒀을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

김정은의 전략적 타깃은 오히려 중국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핵실험을 하면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 논의 등 한미일 군사동맹이 강화될 것이고, 자연스럽게 중국이 고립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과 밀월 관계를 보이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 “이래도 북한을 버릴 것이냐”는 메시지를 주려는 의도도 깔려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번 핵실험은 체제 결속을 강화하고 김정은에 대한 주민들의 충성을 유도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5월 7차 당 대회까지 경제강국 건설이나 인민생활 향상에 성과를 내기 어려운 상황에서 주민들의 눈을 외부로 돌렸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유성옥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은 “8일 김정은 생일을 앞두고 김정은 우상화에 이용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북한 매체는 “첫 수소탄 핵실험을 실시했다”는 발표를 반복 방송하며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 “북한 핵개발 인력 4000∼5000명 추정”


북한은 1953년 강원 원산에 핵물리연구소를 세운 뒤 3대에 걸쳐 60년 이상 핵개발을 체계적으로 진행해 왔다. 김정은도 2013년 3월 31일 ‘경제 건설과 핵무력 건설의 병진 노선’을 제시했다.

북한의 핵무기 개발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가 주도하고 있다. 김정은이 직접 핵개발을 진두지휘한다는 뜻이다. 당 중앙군사위원회는 당 군사 정책의 수행 방법을 결정하고, 군사력 강화와 군수산업 발전 사업을 지도한다.

노동당 기계공업부와 산하 원자력총국이 핵기술 개발을 총괄하고 영변원자력과학연구센터와 평성과학연구센터가 핵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현재 당 중앙군사위원이자 기계공업부장은 김춘수다. 1990년대 초반 소련이 붕괴한 뒤 핵과학자들을 데려왔고 이란과 파키스탄에서 기술 지원을 받아 우수한 과학 인력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성욱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의 핵개발 인력은 이론 소재 물자 개발 등 4000∼5000명으로 추산된다”며 “이들은 평양 은하과학자거리, 은정과학자거리에서 집단 거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윤완준 기자
#인민생활#김정은#생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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