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공천룰 ‘우선추천 기준 - 여론조사 비율’ 쟁점 부상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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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김태호-원유철 7일 회동… 특별기구 위원장 선임 접점 못찾아
8일 최고위서 특별기구 출범… 친박-비박 의견 달라 내홍 불가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7일 김태호 최고위원과 자신의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만났다. 한 차례 보류된 내년 총선 공천 룰 특별기구 위원장 선임에 대해 상의하기 위해서였다. 황진하 사무총장이 배석하려 했지만 김 최고위원은 독대를 원했다고 한다. 하지만 원유철 원내대표가 김 대표 사무실을 찾으면서 3자 회동이 됐다.

만남은 30분가량 이어졌다. 김 최고위원은 재차 위원장직을 고사했다. 김 대표는 여전히 황 사무총장이 위원장을 맡아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다고 한다. 당 핵심 관계자는 “김 대표는 김 최고위원이 5일 최고위에서 현역 의원에 대한 ‘컷오프’를 주장하는 등 강경한 발언을 많이 하고 있어 공천 룰을 둘러싼 당내 갈등이 심각해질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결국 8일 최고위에서 친박(친박근혜)계와 절충점을 찾아 특별기구를 출범시켜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7일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김 대표가 “야당에 이기는 선거를 위해서는 당이 단합해야 한다”며 “분열하지 않는 공천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계파 간 분란 차단을 위한 선제공격의 성격이 짙다.

다만 김 대표가 5일 서청원 최고위원과의 공개 충돌 직후 별도의 만남에서 어느 정도 앙금을 풀었기 때문에 8일 최고위에서 볼썽사나운 장면이 재연되지는 않을 거란 관측이 많다. 김 대표는 이날 3자회동에서 원 원내대표와도 “국민공천제로 가야 한다”는 대원칙에 서로 공감했다고 한다. 최고위원 대신 당내 중진의원을 특별기구 위원장으로 선임하는 절충안이 나올 수도 있다.

향후 공천특별기구가 출범하더라도 친박-비박(비박근혜) 간 신경전은 새롭게 시작된다. 우선추천지역 선정 기준과 당원-일반국민 여론조사 비율 등 ‘뇌관’이 널려 있다.

당헌·당규상 우선추천지역 제도는 선정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 그래서 사실상 특정 인사를 ‘낙하산 공천’할 수 있는 길이 열려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친박계는 특정 지역의 공천이 전체 판세에 미칠 영향을 감안한다면 우선추천지역 제도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적절한 현역 물갈이를 통해 신진 인사를 적극 발굴해야 한다는 것. 하지만 김 대표 측은 “우선추천지역 제도의 취지를 왜곡한 것”이라고 반박한다. 여성 등 정치적 소수자를 배려하기 위한 예외적 경우에 국한돼야 한다는 얘기다.

현역 의원의 ‘컷오프’ 여부도 쟁점이다. 친박계의 요구와 달리 김 대표는 “현역 의원의 컷오프는 절대 없다”고 버티고 있다.

김 대표 측은 일반국민 여론조사 비율을 현행 50%에서 최소한 70∼80% 선까지 높여야 한다고 보고 있지만 친박계는 현행 유지를 주장한다.

특별기구 논의 결과에 따라 당은 내홍의 급류에 휘말릴 수 있다. 당장 유승민 전 원내대표는 이날 지역 언론 간담회에서 “대구·경북지역 의원들이 나와 뜻을 같이했다는 이유로 부당한 압력이나 처벌을 받는다면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했다.

강경석 coolup@donga.com·홍정수 기자
#공천룰#우선추천#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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