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슈 없는 인물선거… 50대 개혁후보 vs 현역 프리미엄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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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붙은 지방선거]
정책대결-정권심판론 실종… 개별후보 경쟁력이 판세 좌우
野, 단체장 인지도 비교우위… 與, 후보-당 지지도 시너지 기대

2010년 지방선거와 비교할 때 6·4지방선거를 특징짓는 키워드는 ‘인물론’이다. 뚜렷이 대비되는 정책 대결 양상도 없고 안보 이슈를 두고도 여야 간 차별은 크게 부각되지 않는다. 개별 후보의 경쟁력이 판세를 가름할 최대 변수가 되고 있는 것이다.

야당이 선거 쟁점화를 시도했던 ‘거짓과 약속’ 구도도 자연 소멸될 처지다. 새정치민주연합 측이 여전히 무공천을 강행할 가능성은 남아 있지만 여론조사를 통해 철회할 수도 있다는 뜻을 밝히면서 새누리당을 비판할 근거를 잃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투표에 가장 영향을 미치는 변수를 묻는 질문에 ‘인물’이 차지하는 비율은 1998년 59.7%에서 2010년 33.3%로 낮아졌다. 인물선거의 비중이 작아지는 추세. 역대 지방선거가 집권 중·후반기에 치러지면서 집권세력에 대한 중간평가의 성격이 강했다는 사실과 무관치 않다.

하지만 집권 2년차에 치러지는 이번 지방선거는 야당이 정권심판론을 강하게 밀어붙이기 쉽지 않은 구도다. 2010년 지방선거 때 이명박 정권의 대표 공약인 4대강에 대한 평가,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무상급식 같은 대형 이슈도 없다. 무엇보다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60% 선에서 견고하다.

‘인물론’만 본다면 현역 단체장 프리미엄을 앞세운 새정치연합이 비교우위를 보이고 있다. 높은 인지도도 인지도지만 박원순 서울시장, 송영길 인천시장, 안희정 충남도지사 등 현역 단체장들이 차기 대권주자군으로 분류되면서 후보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 후보들은 대통령 및 당 지지도가 열세지만 새누리당 후보들을 지지율 면에서 앞서고 있다.

이에 맞선 새누리당은 남경필 정병국 경기도지사 후보, 유정복 인천시장 후보, 원희룡 제주도지사 후보, 김기현 울산시장 후보 등 50대 초중반의 개혁 이미지를 갖춘 후보들을 전면 배치했다. 중앙정치무대에서 활동하며 인지도를 끌어올렸고 풍부한 의정 경험도 갖췄다.

그동안 역대 지방선거 때 반복됐던 ‘보이지 않는 손(정권)’의 낙하산 공천이 아닌 전 지역 경선 방식을 통해 컨벤션 효과도 극대화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최종 후보가 결정되면 상대적으로 높은 대통령 및 당 지지도와 시너지를 내면서 인물론에서도 야당 현역 단체장들을 따라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명지대 김형준 교수는 “이번 지방선거는 제3당에 의한 보수나 야권 분열이 없고, 대형 이슈도 없어 출마한 후보들의 인물 경쟁력이 어느 때보다 선거에 많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인물론#인물선거#지방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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