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백두혈통 핵심, 고모서 여동생으로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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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대의원 선거 김경희는 소개 안돼
김정은 100% 찬성으로 첫 추대

노동당 제1비서도 ‘한 표’



9일 실시된 북한 최고인민회의 제13기 대의원 선거에서 ‘제111호 백두산 선거구’에 입후보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투표하는 모습을 노동신문이 10일자 1면에 크게 보도했다. 노동신문 홈페이지
노동당 제1비서도 ‘한 표’ 9일 실시된 북한 최고인민회의 제13기 대의원 선거에서 ‘제111호 백두산 선거구’에 입후보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투표하는 모습을 노동신문이 10일자 1면에 크게 보도했다. 노동신문 홈페이지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9일 치러진 제13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한국의 국회의원 격) 선거에서 ‘제111호 백두산 선거구’ 대의원에 추대됐다고 북한 매체가 10일 전했다.

김정은이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에 이름을 올린 것은 처음이다. 한국 정부는 111호 선거구가 백두산 인근의 북한군 부대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선거에선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27)이 처음 북한 매체에 호명되며 김정은과 함께 투표소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른바 ‘백두혈통’ 출신의 핵심 실세로 급부상한 것이다. 김정은의 고모인 김경희는 소개되지 않았다. 김경희는 거동이 어려울 만큼 병세가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김정일 체제에서 맡아 온 김경희의 정치적 역할을 김여정이 대신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북한 매체들에 따르면 9일 선거에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박봉주 내각총리, 최룡해 군 총정치국장 등 공식행사 주석단에 오르는 당정군 고위간부들이 총출동했다. 김기남 최태복 박도춘 등 노동당 비서와 강석주 노두철 내각 부총리,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 조연준 노동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오극렬 김영춘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등 노동당 정치국 위원과 후보위원도 모두 투표에 참여했다.

또한 새해가 되면서 2개월 넘게 공개석상에 나서지 않았던 김양건 통일전선부장과 지난달 15일 이후 북한 매체에 등장하지 않았던 최부일 인민보안부장의 이름이 다시 거명됐다. 두 사람은 지난해 12월 전격 처형된 장성택의 측근 그룹이다.

1월 6일 김정은의 신년사 관련 평양시 군중대회 이후 자취를 감춘 장성택의 또 다른 측근 문경덕 노동당 비서 겸 평양시당 책임비서는 이번에도 보도에 나오지 않아 신변에 이상이 생겼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사실상 100% 투표, 100% 찬성’의 대의원 선거는 이번에도 서방 언론의 ‘해외토픽감’으로 주목받았다. 탈북자들 증언에 따르면 북한에서 선거는 투표가 아니라 ‘정치적 동원’이다. 반대표를 던지려면 기표소에서 후보자의 이름에 줄을 그어야 하는데 이는 주위 사람들에게 다 드러나기 때문에 사실상 공개투표다. 투표장에 가지 않고 기권하는 방식으로 반대 의사를 표시하는 것은 자살 행위나 다름없다고 탈북자들은 입을 모았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북한#백두혈통#김경희#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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