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당선]돌아온 올드보이 충청권 지키고… 非朴 맹주 전국 누비고…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2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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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朴캠프 빛나는 조연


보수정권 재창출이라는 대의명분 아래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을 도운 거물급 인사들은 ‘빛나는 조연’ 역할을 톡톡히 했다.

가장 적극적이었던 인사로는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대표가 꼽힌다. 5년 전 대선에 무소속 후보로 출마했을 때 박 당선인에게 도움을 요청하러 갔다가 문전박대를 당했던 이 전 대표는 지난달 24일 “제가 이루지 못한 꿈을 이루고자 한다”며 전격 입당한 뒤 충청권을 중심으로 활발한 유세활동을 벌여 보수층 결집과 충청권 공략에 적지 않은 공을 세웠다. 특히 막판 네거티브가 극성을 부렸던 16일 2002년 대선 때 이른바 ‘3대 의혹’으로 패배했던 기억을 되살리는 기자회견을 하기도 했다.

서울 장충초등학교 동창이자 새누리당 대선후보 선출 과정에서 한때 갈등을 보였던 정몽준 공동선대위원장도 대중적 인지도를 바탕으로 적극 지원했다. 정 공동위원장은 자신의 주특기인 외교안보 분야에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를 향해 날을 세우는 전략을 사용하며 전국을 누볐다. 7선 의원으로 새누리당 전 대표를 지낸 그는 TV 찬조연설자 역할도 했다.

비박(비박근혜)계 좌장인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은 2일 지지 선언에 늦게 합류한 케이스지만 ‘정권 재창출’을 고리로 적극 협력하는 모양새를 취했다. 그는 소극적 지원을 할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를 불식시키듯 전국을 누볐고, 14일 TV 찬조연설자로도 나왔다. 특히 당내 비박계 인사들이 선대위 캠프에 합류해 적극 활동에 나설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유명 여성 기업가인 김성주 공동선대위원장은 선거운동 기간 내내 분위기를 띄우는 역할을 했다. 선대위원장 영입 당시 빨간 운동화 등 톡톡 튀는 의상으로 화제를 모았던 그는 전국을 돌아다니며 “헌정 사상 첫 여성 대통령을 만드는 일이야말로 대한민국의 낡은 정치를 쇄신하는 가장 큰 정치쇄신”이라고 강조했다.

이인제 공동선대위원장도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 새누리당과 선진통일당의 합당을 성사시킨 이 위원장은 15년 만에 친정으로 돌아온 뒤 충청권을 기반으로 보수대연합의 큰 축을 맡으면서 충청권 표심에 영향을 미쳤다.

○ 文캠프 아쉬운 조연


반면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측의 조연급 인사들은 분루를 삼켜야 했다.


김부겸 공동선대본부장은 친노(친노무현) 그룹이 아니면서도 특유의 친화력으로 문 후보 캠프의 선거총괄책임자로 발탁된 케이스다. 선대위 출범 때부터 기본 골격을 짠 그는 선대위의 의제를 조율하고 선대위의 ‘맏형’으로서 역할을 했다. 김 본부장은 자신의 고향이자 4월 총선에서 고배를 마신 대구·경북(TK) 지역에서 지원 유세를 펼치며 문 후보의 득표율을 올리는 데도 주력했다. 하지만 TK 지역에서 새누리당 박근혜 당선인이 압도적 지지를 받으면서 그의 ‘지역구도 타파’는 다시 다음 기회로 미뤄졌다.

윤여준 국민통합위원장은 김영삼 정부 시절 환경부 장관을 지낸 인물로 문 후보 측이 ‘진보개혁 세력은 물론이고 합리적 보수 세력까지 함께하겠다’며 삼고초려 끝에 영입한 경우다. 그의 몸값은 TV 찬조연설에서 진가를 발휘했다. 담담하게 ‘인간 문재인’을 부각시킨 찬조연설의 조회수가 70여만 건에 육박하며 큰 반향을 일으켰다. 하지만 선거 막바지에 보수 세력이 총결집하면서 표의 확장성에 한계를 보이면서 이번 대선 무대에서 쓸쓸히 퇴장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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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호·손영일 기자 sungho@donga.com
#박근혜#새누리당#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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