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 의원이 1일 최고위원직을 사퇴하고 추미애 최고위원이 동반 사퇴를 시사한 상황에서 이종걸 최고위원도 곧 사퇴 의사를 밝힐 것으로 2일 알려졌다. 이 최고위원과 가까운 안민석 의원은 이날 평화방송에서 “이 최고위원에게 최고위원직을 던지라고 했더니 ‘빨리 인적 쇄신의 매듭을 정리하자’고 하더라”며 “이 최고위원이 곧 사퇴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6·9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6명의 선출직 최고위원(대표 1명 포함) 가운데 3명이 사퇴할 경우 현 지도부 체제가 유지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많다.
박병석 이낙연 의원 등 민주당 4선 이상 중진 의원 7명도 2일 오찬 회동을 하고 “당내에서 제기된 지도부 퇴진 요구에 주목하며 ‘내게 맡겨 달라’고 한 문재인 대선후보의 말을 무겁게 해석하고 지켜보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지도부의 용퇴와 문 후보의 결단을 압박한 것이다.
인적 쇄신론에 불을 댕긴 김한길 의원은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민주당이 정치 쇄신을 주도해야 단일화와 본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며 거듭 지도부 총사퇴를 촉구했다.
문 후보는 곧 인적 쇄신 요구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캠프 관계자는 “친노(친노무현) 세력의 좌장 격인 이해찬 대표와 호남을 대표하는 박지원 원내대표를 사퇴시키는 건 상당히 부담스럽지만 방어하다가는 더 큰 것을 잃을 것이란 점을 문 후보도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후보 캠프 산하 ‘새로운 정치위원회’도 지도부 총사퇴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전날에 이어 이틀째 미뤘다. 정해구 간사는 “후보가 ‘맡겨 달라’고 했으니 지켜보는 것”이라고 했다.
쇄신 대상으로 지목된 이 대표는 이날 국회 상임위(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는 참석했으나 당 대표로서의 공식 일정은 잡지 않았다. 박 원내대표는 전날 광주로 내려가 지역 민심을 잡기 위한 ‘하방(下放)’에 나섰다. 주말에 전남·북을 돌 것이라고 한다. 한 중진 의원은 “박 원내대표는 예산안 심사 등 국회 상황이 남아 있고 호남 대표성도 있어 이 대표만 물러나는 방안도 거론된다”고 말했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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