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3만6028명’ 민주당도 놀랐다

  • 동아일보

흥행 대박 조짐일까, 조직 동원의 결과일까.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순회경선을 앞두고 첫 경선지역인 제주에서 당의 예상을 뛰어넘는 3만6000여 명이 선거인단에 등록한 것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은 경선 초반 지역인 제주와 울산에서 각각 2만 명 안팎의 선거인단을 예상했다. 8∼14일 모집한 제주와 울산 선거인단 집계 결과 제주는 △모바일투표 선거인단 3만2984명 △투표소투표 선거인단 3044명 등 모두 3만6028명이 집계됐다. 울산은 △모바일 1만3266명 △투표소 1240명 등 모두 1만4506명이 등록해 예상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당에서는 ‘흥행 대박 조짐’이라며 반기는 분위기 일색이다. 중앙당 선관위 간사를 맡고 있는 김승남 의원은 “제주에서 1만여 명을 예상했는데 3만 명 이상 등록했다”며 “후보들이 선거인단 모집에 총력을 기울인 결과”라고 설명했다.

인구가 적은 제주는 다른 지역에 비해 경선 반영 비율이 낮지만 경선 출발점이라는 상징성 때문에 각 주자들이 각별한 공을 기울여왔다. 판세는 문재인 의원이 다소 밀린다는 분석이 많았다. 제주 지역 3명의 민주당 의원 가운데 김우남 의원은 손학규 상임고문의 공동선대본부장을 맡고 있다. 김재윤 의원은 김두관 전 경남도지사의 홍보미디어위원장이다. 강창일 의원은 중립을 고수했다.

이 때문에 각 캠프는 조직 싸움으로 갈 경우 각각 1만 명 가까운 선거인단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진 손 고문과 김 전 지사의 2파전 양상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문 의원도 여러 차례 “제주에서는 약간 불리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갑자기 ‘숨어있던 1만 명’의 선거인단이 나타나면서 각 캠프는 새로운 선거전략 짜기에 분주하다.

김 전 지사 측 민병두 의원은 “후보들의 캠프가 모은 숫자는 많아야 전체의 40∼50% 정도일 것”이라며 “조직보다는 강정마을 사태 등으로 정권교체를 바라는 민심이 대거 민주당 경선 동참으로 나타난 것 같다”고 말했다.

제주 조직이 약했던 문 의원이 우근민 제주도지사를 막판에 우군으로 끌어들이면서 선거인단 수가 크게 늘어났다는 분석도 있다. 우 지사는 공식적으론 중립을 지키고 있다.

손 고문 측 관계자는 “제주 조직이 상대적으로 약했던 문 의원 측이 막판에 선전을 한 것 같다”며 “선거인단 수가 많아지면 결국 여론조사 결과와 비슷해진다는 점에서 문 의원에게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제주#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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