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준비 철저 모범생… 김문수 서론 없이 돌직구… 김태호 그때그때 애드리브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8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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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누리 주자 연설 스타일은

대중 연설은 정치인에게 일종의 ‘버라이어티쇼’다. 내용뿐만 아니라 어조, 손짓 등 자신의 개인기를 모두 동원해 국민에게 직접 정치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정치인의 연설 스타일을 보면 그들의 캐릭터를 엿볼 수 있다. 새누리당 대선 경선 합동연설회도 횟수를 거듭하면서 주자들의 성격이 묻어난다.

박근혜 의원은 ‘모범생형’이다. ‘인사말→정치 비판→비전 제시→지역 공약→지지 호소’ 순으로 잘 짜인 연설문을 거의 토씨도 다르지 않게 전달한다. “겁나게”(광주), “억수로”(부산 울산), “단디”(경남) 등 사투리를 가미한 반가움의 인사까지 연설문에 미리 반영돼 있다. 하지만 원고를 읽는다는 느낌을 주지 않도록 철저히 내용을 숙지한다.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돌직구형’이다. 인사말도 짧다. 무대에 오르면 “사랑합니다”라며 두 팔로 하트 모양을 만들어 보인 뒤 바로 본론으로 들어간다. “저는 박근혜 후보처럼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탈당한 적 없다” “종북 세력에 돗자리를 깔아주는 정당” 등 직설적 표현으로 주장을 펼친다. 이때는 원고도 보지 않고 공격적인 발언을 쏟아낸다.

철저한 ‘현장형’인 김태호 의원은 연설문을 준비하지만 각 단락의 순서도, 발언도 즉흥적이다. 경남에서는 런던 올림픽으로부터 2002년 월드컵, 제2연평해전을 차례로 연상시키는 발언을 하면서 “영토를 공격하는 어떤 세력도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말해 호응을 얻었다. 실수도 나온다. ‘…한 분들이 분노하지 않는 나라’를 열거하며 분위기를 고조시키다 마지막에 “땀 흘려 일한 사람들이 분노하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말이 잘못 나오기도 했다.

길고 느릿한 말투로 유명한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은 ‘학습형’이다. 상대적으로 대중 연설 경험이 적은 그는 처음엔 한 호흡에 한 문장을 다 읽는 바람에 메시지 전달이 잘 안됐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후 단문에 현장 얘기를 많이 활용하면서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는 평가다. 안상수 전 인천시장은 우직한 ‘돌쇠형’이다. 후보 간 공격이 오가도 시종 유머 코드로 ‘빚 해결’을 줄기차게 강조한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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