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정몽준, 다른 길 찾는 61세 동갑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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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7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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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나란히 대선 출마를 선언하며 ‘비박(비박근혜) 전선’을 형성해온 김문수 경기도지사와 정몽준 전 새누리당 대표 사이엔 미묘한 기류가 흐르고 있다. 1951년 동갑내기이자 서울대 상대 동기(70학번)로 지금까지 공조 체제를 유지해왔지만 당내 경선 참여 여부를 두고 서로 다른 선택지로 향하고 있다. 두 사람의 정치적 처지와 올 대선을 바라보는 생각이 다르다는 의미기도 하다.

정 전 대표는 1일 기자들을 만나 “‘경선규칙 논의기구 자체가 필요 없다’는 현재의 오만한 분위기에선 (경선에) 참여할 생각이 없다”고 못 박았다. 그러면서 “김 지사가 그동안 국민께 약속을 많이 했는데 그 말을 지킬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김 지사도 ‘경선 룰 변경 없이는 경선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지키라는 사실상의 압박이었다. 정 전 대표 측은 사실상 이번 대선을 마지막 출마 기회로 여기는 분위기다. 정 전 대표는 당분간 경선 룰 논의기구 설립을 주장함과 더불어 저출산 고령화 정책 등 비전을 제시하는 등 ‘투 트랙’ 전략을 이어갈 예정이다.

새누리당 주변에서 2017년 대선주자로도 거론되는 김 지사는 지난달 29일 이후 외부 일정을 중단한 채 장고 중이다. 경선 불참 약속을 뒤집더라도 경선에 참여해 정당 민주화를 내걸고 박 전 위원장과 싸울 것인지, 다음 대선을 노린다면 경선에 완주해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게 좋을지 아니면 약속을 지키는 게 나을지 판단이 쉽지 않다.

친박(친박근혜) 진영은 김 지사에게 공을 들이고 있다. 김 지사가 경선에 참여하면 정 전 대표나 이재오 의원이 불참해도 최소한의 모양새가 갖춰진다는 판단에서다. 이는 김 지사가 경선에 뛰어들면 비박 전선은 와해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김 지사의 선택이 정 전 대표 등 다른 비박 주자들의 정치적 운명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당 안팎에선 비박 주자 3인의 경선 참여 여부에 대해 ‘김문수 ○, 정몽준 △, 이재오 ×’라는 얘기도 돌고 있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김문수#정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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