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 노건평 씨(70)의 변호사법 및 업무상 횡령혐의를 수사 중인 창원지검 특수부(부장 김기현)는 건평 씨 자금관리인으로 추정되는 사람의 계좌에서 수백억 원의 뭉칫돈을 발견하고 실소유주가 누구인지 확인 작업에 나섰다. 자금의 규모와 성격에 따라 건평 씨 개인 비리에 맞춰졌던 수사가 크게 확대될 가능성이 커졌다.
창원지검 이준명 차장검사는 18일 기자간담회에서 “자금추적 과정에서 그동안 나온 금액과는 비교도 안 되는 거액이 오간 의심스러운 계좌가 건평 씨 주변사람에게서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 차장검사는 “자금 규모는 500억 원 이하”라며 “이 계좌에서 2004년 이후 4년 정도는 입출금이 잦았지만 노 전 대통령 퇴임 3개월 뒤인 2008년 5월부터는 거래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두 사람 간 돈거래가 많아 건평 씨의 자금관리인으로 의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자금관리인은 50대 후반 기업인으로 알려졌다.
다만 검찰은 이 뭉칫돈이 아직까지는 노 전 대통령과는 무관한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이 차장검사는 “전체 자금 흐름에서 노 전 대통령이나 자녀들과의 연결고리가 나오지 않았다”며 “노 전 대통령을 이용하려 한 주변인 때문에 생긴 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건평 씨 측 정재성 변호사는 “뭉칫돈은 금시초문일 뿐 아니라 뚱딴지같은 소리”라며 “상식적으로 말도 되지 않는 이야기를 꺼낸 데 대해 공식적으로 문제를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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