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신숙자씨 사망”]신씨 지인들 “사망 맞다면 유해라도 한국으로 송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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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5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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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통영의 딸’ 신숙자 씨가 사망했다고 통보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구출 운동을 이끌었던 북한인권운동 단체와 신 씨의 고향 친구들이 깊은 슬픔에 잠겼다. 다만 신 씨의 딸인 혜원(36), 규원 씨(34) 자매가 살아 있다는 게 확인된 만큼 국제사회와 함께 이들에 대한 구출운동을 본격적으로 벌이기로 했다.

통영의 딸 구출운동본부 김미영 대표는 “아름다운 영혼을 지녔던 신 씨의 죽음에 대해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자매 구출 운동과 함께 북한 정치범수용소 해체 운동도 동시에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11개국 언어로 번역한 웹사이트 전시관(www.sagekorea.org)을 구축해 북한 인권 실상을 세계에 널리 알릴 것”이라고도 했다. 최성용 납북자가족모임 대표는 “정부는 현재 사망한 납북자의 유해 송환에 관한 매뉴얼을 가지고 있지 않다”며 “신숙자 씨에 대한 사망 문건이 나와 신 씨의 사망이 확인된다면 신 씨의 유해는 당연히 송환해 한국 땅에 묻어야 하기 때문에 정부는 유해 송환에 많은 노력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5월 경남 통영현대교회 등을 중심으로 시작된 신 씨 모녀 구출 서명운동은 같은 해 11월까지 20여만 명이 서명했다. 통영시민(14만여 명) 가운데 21%인 3만여 명도 서명에 참여했다. 이 운동을 주도한 통영현대교회 방수열 목사는 “정확한 내용을 파악하지는 못했지만 (신 씨가 사망했다면) 정말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

신 씨의 모교인 통영여중 단짝친구 김순자 씨(69·통영시 도천동)는 “기적을 바랐는데 마음이 너무 아프다”며 “친구가 죽었다면 두 딸만이라도 보내줘야 하지 않느냐”고 울먹였다. 주길자 씨(70·통영시 태평동)는 “숙자가 죽었다니 마음이 싸늘하다”며 “꼭 내가 당하는 기분이다”라고 말했다. 김경애 씨(69·서울)도 “고생만 하다 좋은 세상 한 번 못 보고 숨졌다니 가슴이 아프다”면서도 “저쪽(북한) 사람들 말만 믿을 수 있느냐. 아직 희망을 갖고 싶다”고 했다.

한편 오길남 박사 가족의 월북을 권유한 것으로 알려진 윤이상 씨 부인 이수자 씨(85)와 딸 윤정 씨(62)는 경남 통영시 용남면 상삼마을 자택에 머물며 가끔 서울 등지로 나들이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윤정 씨는 이날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신숙자 씨가 사망했다는데요…”라고 말하자 “저는 할 말이 없습니다. 죄송합니다”라며 전화를 끊었다.

통영=윤희각 기자 toto@donga.com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북한#신숙자#오길남#통영의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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