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盧그림자 벗어나 홀로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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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4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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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盧재단 이사장 사퇴”독자적 브랜드 만들기 고민

盧 앞에 선 文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24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 노무현재단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문 상임고문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3주기(5월 23일) 추모행사가 끝나는 대로 재단 이사장직에서 물러날 계획이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盧 앞에 선 文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24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 노무현재단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문 상임고문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3주기(5월 23일) 추모행사가 끝나는 대로 재단 이사장직에서 물러날 계획이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민주통합당의 유력한 대선후보인 문재인 상임고문이 ‘홀로서기’를 꾀하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으로 각인된 이미지를 걷어내는 ‘비욘드(뛰어넘어) 노무현’ 시도로 해석된다. 친노(친노무현) 세력의 좌장 이미지로는 외연 확대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문 고문은 이날 서울 마포구 노무현재단 사무실에서 열린 재단이사회에 참석해 이사장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2010년 4월 한명숙 전 이사장의 뒤를 이어 재단을 이끌어온 지 2년 만이다. 그는 이사회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이사장직 사임이 특별한 뜻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국회의원 예비후보 등록 때 이미 사퇴 의사를 밝혔다. 재단에 누가 되지 않기 위해 서울시장 출마 때 사퇴했던 전임 이사장(한 전 대표)의 선례를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탈(脫)노무현 행보가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그것은 조금 이상한 시각이다. 맞지 않다”고 강조했다.

“노 전 대통령 3주기(5월 23일)가 얼마 남지 않은 만큼 추모행사가 끝나는 5월 말까지는 이사장직을 맡아줘야 한다”는 재단 이사들의 만류로 사퇴는 유보됐지만 그는 고착된 친노 이미지를 걱정하는 것 같다. 문 고문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저 개인적으로 노 전 대통령과 다르다고 생각한다. (노 전 대통령보다) 제가 경쟁력이 있다거나 역량이 크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 우리의 역량이 더 높다고 생각한다. 참여정부보다 더 잘할 것으로 본다”며 “탈노무현은 이미 돼 있는 것이다. 이제 와서 탈노무현을 말하는 것은 잘못된 해석”이라고 말했다.

대선출마 선언 시기와 관련해서는 “노 전 대통령 3주기는 일종의 3년상을 탈상하는 의미가 있기 때문에 잘 치른 후 적절한 시기에 밝히겠다”고 말했다.

문 고문의 한 측근은 “문 고문은 요즘 ‘왜, 무엇을 위해 대선에 뛰어 드는가’를 국민에게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모범답안을 찾고 있다”며 “일단 노 전 대통령 3주기를 잘 치른 뒤 대선에 나서는 이유를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문 고문이 고민하고 있는 것은 탈노무현이 아니라 ‘문재인 브랜드’ 만들기”라며 “어차피 대선 국면에선 문재인이 어떻게 살아왔고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로 승부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그러나 문 고문 주변에선 그가 ‘호남 끌어안기’를 위해서라도 탈노무현을 꾀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노무현 정부 내내 ‘호남 홀대론’은 부담으로 작용했고, 4·11총선 과정에서 민주당 호남지역 인사들은 ‘친노 독식’ 주장을 펴며 친노 세력과 등을 돌렸다. .

새천년민주당 대표를 지낸 한화갑 전 의원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하고 “문 고문이 대선후보가 되면 민주당은 필패”라며 “친노 세력은 더불어 가려 하지 않는다. 자기들 몫만 챙기려 하는 게 친노 세력의 한계”라고 비판했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민주통합당#문재인#12·19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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