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로켓발사 실패 이후]北 실패가 한국 미사일 사거리 연장 막나?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4월 16일 03시 00분


코멘트

이달말 열리는 한미 안보정책구상 회의 안건서 제외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이후 한국군 탄도미사일의 사거리 연장을 위한 한미 미사일지침 개정에 대해 미국이 뜨뜻미지근한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로켓 발사가 실패로 끝나면서 미사일 사거리 연장 문제도 흐지부지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는 당초 이달 말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한미 안보정책구상(SPI) 회의에서 미사일 사거리 연장 문제를 논의할 방침이었다. 그러나 최근 이 회의 안건들을 최종 조율하는 과정에서 이 이슈는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당국자는 15일 “SPI 회의는 원래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포함한 양국 간의 일반적인 동맹 이슈들을 다루는 자리”라며 “미사일 사거리 연장 문제가 여기서 정식으로 논의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SPI 회의가 아닌 다른 논의의 장을 마련해 협상에 나서겠다는 태도지만 미국 측은 “북한 상황을 지켜보며 조금만 기다려 보자”는 취지의 답변만 되풀이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10월에 예정된 한미 연례안보협의회(SCM)가 있지만 이는 시기적으로 너무 늦은 데다 한미 양국이 모두 대선을 앞둔 시점이어서 진전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미국의 이런 태도는 지난달 말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감지됐다. 당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여러 기술적 문제도 있고 군사적으로도 논의할 게 많다”고 말했다. 사거리를 대폭 연장할 경우 중국 등 주변국의 반발을 살 수 있다는 점 때문으로 보인다.

그러나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사거리 연장은 언젠가는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며 “북한의 로켓 발사가 실패했다고 해서 달라질 사안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군사전문지 ‘제인연감’을 발간하는 IHS는 14일 북한 로켓 발사를 주제로 연 전화회의에서 “북한 동창리 로켓 발사시설이 이란 미사일 시설과 상당한 유사점이 있다”고 밝혔다. 위성사진 전문가 앨리슨 푸치오니 씨는 “동창리 시험장이 이란의 샤히드 헤마트 실험시설과 상당히 유사하다”며 “(함경북도의) 무수단리 발사장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북한이 외신기자들의 동창리 방문 직전에 군사시설을 치운 흔적도 포착됐다. 2월 말의 동창리 위성사진에는 최소 100명 이상의 군인들과 건설장비, 군용차량 등이 포착됐다. 일부 군인은 텐트를 치고 생활하기도 했다. 하지만 3월 말 위성사진에는 군 막사와 장비가 모두 치워졌다. IHS 측은 “위성 발사가 군사용이 아닌 민간용임을 부각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  
#북한#北로켓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