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朴心 공천’ 논란 의식… 박근혜 텃밭 대구달성 경선키로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3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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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손이 아파서” 왼손으로 악수 29일 충북 옥천의 고 육영수 여사 생가를 방문한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왼쪽에서 세 번째)이 환하게 웃으며 지지자의 손을 잡고 있다. 이날 많은 지지자와 악수를 하느라 오른손에 통증을 느낀 박 위원장이 왼손으로 악수를 하는 모습. 옥천=변영욱 기자 cut@donga.com
“오른손이 아파서” 왼손으로 악수 29일 충북 옥천의 고 육영수 여사 생가를 방문한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왼쪽에서 세 번째)이 환하게 웃으며 지지자의 손을 잡고 있다. 이날 많은 지지자와 악수를 하느라 오른손에 통증을 느낀 박 위원장이 왼손으로 악수를 하는 모습. 옥천=변영욱 기자 cut@donga.com
새누리당 공직후보자추천위원회가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현 지역구인 대구 달성의 4·11총선 후보를 경선을 통해 뽑기로 한 것으로 29일 전해졌다. 이날 충북을 방문한 박 위원장은 이재오 의원 공천을 둘러싼 내홍 수습에 나섰다.

○ 대구 달성 전략공천은 없다


공천위의 한 관계자는 “박 위원장이 불출마를 선언한 대구 달성은 상징성이 큰 만큼 가장 민주적인 절차인 경선을 치러 후보를 정할 것”이라며 “1차 전략공천 지역에서 빠진 것도 공천위원 사이에 그런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대구 달성은 박 의원이 불출마했고 당세가 강한 지역이라 전략공천 지역으로 유력하게 거론돼 왔다. 특히 박 전 대표가 14년 동안 지켜온 상징성이 커 누가 공천을 받을지에 관심이 쏠려왔다. 이 지역에 출마를 신청한 예비후보는 구성재 전 조선일보 대구취재본부장, 이재희 전 국가정보원 정보국장, 이종진 전 달성군수 등 3명이다. 구 전 본부장은 5·16 군사정변에 참여한 구자춘 전 내무부 장관의 아들이고, 이 전 군수는 당원협의회 수석부위원장을 지내 박 위원장과 인연이 있다.

이런 이유로 대구 달성을 전략공천 지역으로 선정하면 공천을 받은 후보가 사실상 박 위원장의 낙점에 따른 것이라는 오해를 불러올 수 있다는 점에서 전략공천 지역에서 배제한 것으로 보인다.

공천위가 여론조사에서 후보를 소개하는 경력에 ‘박근혜’ 이름을 적시한 경력을 넣을 수 없도록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당 관계자는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박근혜 공천’ ‘박근혜 사당(私黨)화’ 같은 비판을 없애고 공정한 공천을 하기 위한 여러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 김종인 비대위원 사퇴 일단 봉합

충북을 방문한 박 위원장은 이날 청주에서 기자들을 만나 “김 위원이 ‘좋은 정강·정책을 만드는 것 못지않게 이를 제대로 실천할 사람이 중요하다’고 말했는데, 아주 중요한 얘기며 공감한다. 앞으로 그런 방향으로 공천을 잘해 나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위원의 사퇴를 만류하겠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잘되지 않겠느냐”고 답했다.

김 위원이 전날 “(박 위원장의) 태도가 굉장히 모호하다”며 직격탄을 날렸음에도 박 위원장은 김 비대위원과 함께 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셈이다. 조현정, 이준석 비대위원 등도 이날 김 위원을 개별적으로 접촉해 사퇴를 만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박 위원장이 공천위와 각을 세운 김 위원의 손을 일방적으로 들어줄 수도 없는 처지다. 자칫 비대위와 공천위가 정면충돌하는 ‘적전분열’의 상황을 맞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박 위원장이 이날 김 위원을 치켜세우면서도 “공천위의 결정 사항에 누가 자의적으로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없다”고 말한 것은 이런 고민에서다.

공천 내홍 속에 새누리당 총선 예비후보들의 속은 바싹 타들어가고 있다. 권영세 사무총장은 “이번 주말쯤 2차 공천 확정자를 발표하도록 하겠다”며 “가급적 후보들의 동의를 받아 (국민경선 대신) 여론조사 경선을 유도하려 한다”고 말했다.

○ 박근혜 중원 공략

박 위원장의 이날 충북 방문은 지난주 부산 방문에 이은 두 번째 지방행이다. 박 위원장은 총선까지 40여 일 동안 16개 광역시도를 차례로 방문해 ‘박풍(朴風·박근혜 바람)’을 다시 일으키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박 위원장의 충북 방문에는 당세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충청 공략의 의지가 담겨 있다. 현재 충북 전체 8석 중 6석을 민주통합당이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완전 복원된 고 육영수 여사의 옥천 생가를 들른 것도 그 일환이다.

박 위원장은 이날 청주대에서 기자들과 만나 “세종시 건설에 대해 약속을 지켰고, 잘 건설하기 위해 많이 노력해 왔다”면서 “앞으로도 차질 없이, 계획한 대로 추진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야권의 거듭된 정수장학회 문제 제기에는 “공세가 강해졌다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사실이 무엇인가가 중요하다. 그것은 변함이 없는 것”이라며 일축했다. 이에 앞서 민주당 한명숙 대표는 이날 라디오 연설에서 “진정 국민만 바라보겠다면 먼저 군사정권 시절 총으로 위협해 빼앗은 정수장학회를 국민의 품으로 돌려줘야 한다”며 박 위원장을 공격했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청주=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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