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서기관은 특히 "처음 해외근무를 나가면 공관 2곳에서 연달아 5~6년을 근무해야 하는데 이때가 대부분 여성 외교관들의 출산, 육아 시기와 겹쳐 어려움이 있다"면서 "공관 근무체계를 좀 더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대체인력도 확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자리에서는 "지구를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정도 지켜달라"는 한 여성 외교관 남편의 말도 소개됐다.
현재 여성 외교관은 외교부 전체 직원의 약 33%를 차지한다. 그러나 외교부의 모성보호 점수는 '낙제점'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해외 근무로 부부간 '생이별'이 잦다 보니 출산율이 저조할 뿐 아니라, 육아를 하는 여직원을 배려하는 분위기도 아니라는 것이다.
김 서기관의 이런 호소에 이 대통령은 "외교도 중요하지만 출산, 육아도 중요하다"면서 "가임기 여성 외교관들이 필요한 경우 국내 근무를 선택할 수 있게 한다든지 하는 식으로 빨리 해결 방법을 찾아보자"고 말했다.
토론 뒤에 이뤄진 대통령과 젊은 외교관과의 대화 시간에는 외교부 조직 문화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행정안전부에서 파견 나온 한 직원은 "외교부 장관이 비행기만 타지 말고 버스나 기차도 타면서 국민과 소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이에 대해 "외교부가 이런 지적은 귀담아들어야 한다"면서도 "고졸자 특채 대책에 행정학, 헌법 시험을 요구하는 등 행안부도 가보니 꼭 잘하는 것만은 아니더라"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또 "국제사회에서는 이익과 원칙 사이에 긴장이 있기 마련"이라면서 "그동안 주변 강대국에 둘러싸여 단기적 이익 중심으로 외교를 해왔는데 앞으로는 국격, 위상에 걸맞게 인권 같은 보편타당한 원칙을 지키는 거시적, 장기적 외교가 필요하다"고 외교부 직원들에게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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