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태열 “朴에 도움된다면 언제든 불출마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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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2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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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의 주류로 떠오른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에 대한 불출마 및 기득권 포기 압박이 커지고 있다. 이 가운데 친박계 3선인 허태열 의원(사진)이 19대 총선 불출마 가능성을 시사하고 나섰고 친박 의원들로 구성된 국회 연구포럼인 ‘여의포럼’이 활동을 끝낼 준비를 하는 등 친박 내부의 계파 해체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 친박 불출마 도미노? 아직은 미풍


허 의원은 13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내년 총선 불출마와 관련해 “박 전 대표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언제든지 결정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친박 중에서도 고령의 다선의원 중 불출마 선언이 나올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그렇다. 항상 선거 때마다 그렇게 해왔다”고 말했다.

3선 이상으로 65세를 넘는 친박 의원은 홍사덕 이경재 이해봉 박종근 송광호 의원이다.

박 전 대표는 인위적인 물갈이에 부정적인 입장이지만 친박 내부에서는 박 전 대표가 당의 쇄신과 공천 작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친박 중진 의원들의 불출마는 불가피하다는 기류가 강하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당사자들의 출마의지가 워낙 커 불출마 도미노 현상은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한 친박 관계자는 “일부 친박 중진 의원들이 불출마를 검토했지만 박 전 대표 반대 세력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박 전 대표를 지켜줄 중진 의원이 있어야 한다는 논리로 불출마 의사를 접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불출마 시점에 대해서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는 의견과 박 전 대표 체제 출범 이후 쇄신 작업이 정점에 달한 시점에 해야 한다는 의견으로 나뉘고 있다. 허 의원은 “내년 1∼2월이 되면 불출마 문제 등이 자연스럽게 정리돼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 친박 중진 의원은 “불출마는 아니지만 내년 공천에서 박 전 대표에게 ‘프리핸드’를 주기 위해 공천 탈락 시 수용하겠다는 의사는 분명히 갖고 있으며 그런 의사를 밝힐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친박 의원은 “친박 내부에서 수도권, 대구, 부산 지역의 대표적인 중진 의원들이 불출마 총대를 메주면 박 전 대표가 신진 인사 영입의 물꼬를 트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을 가진 이들이 많다”고 말했다.

○ 일부 “계파 해체는 지금이 타이밍”


일부 친박계 초선 의원들은 한 달 전쯤 “친박이 먼저 계파를 해체하고 기득권을 포기하겠다는 선언을 하자”는 의견을 냈지만 재선 이상의 친박 의원들이 “아직 타이밍이 아니니 좀 기다려보자”며 만류했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친박 초선인 현기환, 윤상현 의원이 계파 해체를 외치면서 이제는 적절한 시점이 됐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2008년 18대 총선 당시 친박 무소속연대로 당선된 후 복당한 친박 의원들 중심의 ‘여의포럼’은 다음 주 마지막 모임을 끝으로 해체할 것으로 알려졌다. 여의포럼의 한 관계자는 “18대 국회가 끝나가기 때문에 더 이상 모임을 유지할 필요가 없는 데다 괜히 계파적 시각으로 보는 오해도 있어 다음 주 자연스레 해체하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 친박 핵심 의원은 “비상대책위원회에도 친박은 포함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박 전 대표가 비대위원을 구성하고 운영하는 과정에서 친박 의원들은 2선으로 물러나고 새로운 당 안팎의 인사들이 박 전 대표와 당을 이끄는 모습을 보일 때 그 진정성이 전달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들도 나온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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