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나경원 최고위원 인터뷰 “홍준표, 개혁공천 빌미… 완장 차려는 듯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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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7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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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나경원 최고위원이 7일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당 운영 방향에 대한 생각을 밝히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한나라당 나경원 최고위원이 7일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당 운영 방향에 대한 생각을 밝히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그냥 넘어가기 어렵다. 기본적으로 탕평 인사가 돼야 한다.”

7일 국회 사무실에서 만난 나경원 한나라당 최고위원은 홍준표 대표가 내놓은 당직 인선안을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뜻을 단호하게 밝히는 등 여러 사안에 대해 각을 세웠다.

―왜 반대하나.

“특정 인물에 대한 호불호(好不好) 문제가 아니다. 거론되는 분들도 훌륭하고, 대표의 측근이라서 안 된다는 것도 아니다. 다만 그 자리에 가장 적합한 분이냐에 대해 이론이 있다.”

―그럼, 어떻게 당직 인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인재영입위원장같이 중요한 다른 자리를 함께 놓고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 그런데 대표가 왜 그러는지 모르겠는데, 본인 ‘캠프’ 사람 몇 명만 내놓고…. 그렇게 하면 반발이 있을 수밖에 없다. (홍 대표가) 우리(다른 최고위원들) 보고 한번 추천해보라고 하는데, 선뜻 추천하기도 어렵다. 나 도와준 사람 몇 명 챙기는 식으로 당이 가면 안 된다.”

―직전 당 지도부 중 유일하게 홍 대표와 함께 새 지도부에 들어왔다.

“홍 대표를 견제할 건 견제하고 협조할 건 협조하겠다. 최고위원과 대표로서의 역할은 다르기 때문에 (홍 대표의) 행동양식, 스타일도 달라질 것으로 기대한다.”

―이번 지도부도 개성이 강해 보인다.

“집단지도체제면 말은 다양하게 나오고 결과는 단일하게 나와야 한다. 나는 이번 전대에서 탈계파를 선언했고 계파 이해에서 자유롭기 때문에 중심을 잡는 것이 내 역할이라고 본다.”

―‘나경원표’ 공천 개혁은 완전 경선, 상향식 공천인데, 홍 대표는 개혁 공천, ‘이기는 공천’에 더 무게를 두는 것 같다.

“개혁 공천을 빌미로 다시 옛날로 가자는 것에 절대 양보할 수 없다. 홍 대표가 공천권을 담보로 완장을 차려는 듯 보인다. 이 부분은 단호히 막으려고 한다. 완전 경선을 해도 이기는 공천을 할 수 있다. 공천 심사하는 사람들의 선의(善意)만 믿기에는 당의 구도가 너무 복잡하다.”

―홍 대표의 ‘우파 포퓰리즘’ 발언에 대해서는….

“‘우파 포퓰리즘’의 실체가 뭔지 모르겠다. ‘네이밍’만 그럴싸하다. 친서민 정책을 강화하자는 말씀으로 이해한다. 정책 기조가 변화해야 하는 것은 맞다. 중요한 것은 한나라당이 국민에게 책임지는 정당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포퓰리즘은 책임정당과 거리가 멀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주도하는 무상급식 주민투표는 어떻게 보나.

“돈 몇 푼 더 들고의 문제가 아니다. 공짜 복지, 포퓰리즘 복지를 어떻게 잡느냐는 게 달려 있는 투표다. 당에서 확실히 지원해주고 마무리해야 한다.”

―한나라당의 가장 큰 문제는 뭐라고 보는지….

“여전히 당 중심이 아니라 계파 중심이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점점 당은 껍데기고 후보 중심으로 갈 수도 있다. 줄을 ‘세게’ 서야 공천 받는다고 서로 ‘일등공신’이 되려고 할 것이다. 그래서 내가 공천 개혁을 부르짖는 것이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여론조사는 우위였지만 당심(黨心)을 얻는 데는 실패한 거 같다.

“홀로서기에 성공했다고 자평한다. 어떤 계파의 도움도 받지 못하고 견제만 받았다. 인기투표라는 폄훼도 있지만 여론조사도 의미가 있다. 3등도 기적적으로 했다고 생각한다. 친이(친이명박), 친박(친박근혜)계가 결집한 가운데 이번에는 오롯한 내 개인 표를 받은 거다.”

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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