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DJ, 성 김 아버지 문제삼지 말라 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6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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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3년 日납치사건 연루설… “父子간 연좌제 안된다고 해”

고 김대중 전 대통령(DJ)이 차기 주한 미국대사에 내정된 성 김 미국 국무부 6자회담 특사에 대해 생전에 “그의 아버지와 관련된 부분에 대해서는 문제 삼거나 외부에 말하지 말라”고 얘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특사의 부친인 고 김재권 씨는 공군 대령 출신으로 김 특사가 태어나기 2년 전인 1958년 대한항공기 납치 사건 때 비행기에 타고 있다가 북한으로 끌려가 20여 일 만에 판문점을 통해 송환됐다. 이후 1973년 DJ 납치사건 당시 주일 한국대사관에 공사로 근무했다. 1977년 김형욱 전 중앙정보부장의 미국 의회 증언 등에 따르면 김 씨는 일본 현지 공작의 책임자였으며 미국으로 이민 간 것도 이 사건의 영향이 컸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이었던 박지원 전 민주당 원내대표는 6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2008년경 김 특사가 미국 국무부 한국과장으로 6자회담을 위해 활발하게 활동할 때 아버지 전력이 일부 언론에 보도돼 보고했더니 김 전 대통령은 ‘그 아버지와 성 김이 무슨 상관이 있느냐. 이렇게 훌륭하게 성장했으니 미국과 한국을 위해 외교관으로 성공하길 바란다’고 했다”고 전했다. 박 전 원내대표는 “김 전 대통령은 생전에 ‘부모와 자식 사이엔 연좌제가 적용돼선 안 된다’는 말을 자주 했다”고 덧붙였다.

김 전 대통령을 보좌했던 최경환 전 비서관도 통화에서 “생전에 김 특사의 아버지에 대한 여러 이야기가 인터넷 등에 올라 있어 보고를 드렸더니 김 특사가 김재권 씨 아들이라는 사실을 잘 모르고 계셨다”며 “아시고 나서는 ‘우리 쪽에서는 아무 말도 하지 말라’고 당부하셨다”고 전했다.

황장석 기자 suro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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