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소판 문제 있는 줄 알았더니…” 석 선장, 2차 수술 이유는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월 26일 22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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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이제 일어나셔야죠….”

꿈에 그리던 가족이 이역만리에서 날아왔지만 그는 여전히 말이 없었다. 21일 병원으로 옮겨진 뒤 엿새째 눈을 뜨지 못하고 누워 있는 가장의 힘겨운 호흡에 가족들은 눈물조차 마른 듯했다.

청해부대의 삼호주얼리호 구출작전 과정에서 소말리아 해적의 총격을 받아 오만 살랄라의 술탄 카부스 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받고 있는 석해균 삼호주얼리호 선장(58)이 26일 오후(현지 시간) 부인 최진희 씨(58)와 차남 현수 씨(31)를 만났다.

전날 부산을 출발해 아랍에미리트 두바이를 거쳐 이날 오후 살랄라 공항에 도착한 석 선장의 가족들은 취재진의 질문에 “남편을 직접 볼 수 있게 돼 마음이 놓인다(최 씨)”면서도 내내 침통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들은 살랄라에 같이 온 아주대병원 외상센터 이국종 과장 등 의료진 3명과 함께 삼호해운 측이 마련한 차를 타고 병원으로 이동했다.

석 선장은 이날 오후 가족들이 도착하자마자 이 과장 등의 입회하에 현지 병원 의사들의 집도로 2차 수술을 받았다. 외교통상부 이수존 신속대응팀장은 기자들과 만나 “석 선장의 진료기록을 점검한 이 과장이 복부 총상 부분에 감염 증세가 있다고 판단해 이날 오후 2차 수술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 과장은 “당초 알려진 (석 선장의) 혈소판 수치에만 문제가 있는 게 아니다. 다른 수치도 많이 떨어져 주의 깊게 판단해야 한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한 뒤 수술을 지켜봤다.

석 선장은 21일 ‘아덴 만 여명작전’ 당시 해적의 총탄을 3발 맞아 이 중 1발을 제거하고 수혈까지 받았지만 혈소판 수치 감소 등으로 2차 수술을 받지 못한 채 수면 상태를 지속해왔다.

석 선장이 이날 2차 수술을 받음에 따라 한국 이송 시기도 당초 예상보다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수존 팀장은 “석 선장의 이송 여부와 계획은 삼호해운과 가족들이 결정하겠지만 당분간 몸을 움직이기는 어렵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삼호해운은 석 선장의 몸 상태가 회복될 경우 이번 주말이나 다음 주 초 한국으로 옮기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살랄라=이승헌 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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