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잘못 수긍… 계파 때문에 불이익 없게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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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7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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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상수 한나라당 신임대표 인터뷰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가 18일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사에서 한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전날 이명박 대통령을 만나 정치인 국무총리 입각을 건의한 사실을 밝히고 있다. 안 대표는 취임 후 처음 이 대통령과의 만남에서 집권 후반기 당청의 국정과제로 △서민경제 살리기 △청년일자리 창출 △국민과의 소통에 의견을 모았다고 강조했다. 김경제 기자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가 18일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사에서 한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전날 이명박 대통령을 만나 정치인 국무총리 입각을 건의한 사실을 밝히고 있다. 안 대표는 취임 후 처음 이 대통령과의 만남에서 집권 후반기 당청의 국정과제로 △서민경제 살리기 △청년일자리 창출 △국민과의 소통에 의견을 모았다고 강조했다. 김경제 기자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는 취임 다음 날인 16일 박근혜 전 대표를, 17일 이명박 대통령을 차례로 만나는 등 ‘숨 가쁜’ 일정을 이어가고 있다. 21일까지 전두환 전 대통령을 예방하고 종교계 지도자 간담회 등의 일정을 마친 뒤 22일부터는 당 대표로서 첫 정치적 시험대가 될 7·28 재·보궐선거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안 대표는 18일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사 대표실에서 가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원내대표로서의 정치가 있고 당대표로서의 정치가 있다. 제 정치가 좀 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의 회동

―16일 박 전 대표를 한 시간 정도 만나 무슨 얘기를 나눴나.

“전당대회 때 박 전 대표와 이 대통령의 만남과 화해를 주선하겠다고 공약을 했다. (전당대회) 선거 끝나고 바로 박 전 대표에게 ‘인사를 가겠다’고 연락해서 시내 모처에서 만났다. (박 전 대표에게) ‘이 대통령과 우선 만나봐야 한다. 만나야 무슨 얘기든 될 것이 아닌가’라는 얘기를 주로 했다.”

―그동안 두 사람은 회동 전 사전조율 단계에서 어긋난 적이 많았다.

“실제 두 분이 만났는데도 만나지 않은 것보다 못한 결과를 초래한 적이 많았다. 우리도, 이 대통령도, 박 전 대표도 그걸 걱정한다. (이번 회동에서) 앞으로 (두 분이) 자주 만나자고 하게 되면 그것도 큰 결실이다. 만나다 보면 앙금이 풀어지기 때문이다.”

―국무총리실 민간인 사찰 문제나 선진국민연대 문제를 놓고 여권 내부 분란이 불거지고 있다. 이를 레임덕(임기 말 권력누수 현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지금 대통령은 긍지를 가지고 있다. 집권 후반기 들어서는 데 친인척 비리가 전혀 없다. 그 부분은 떳떳하고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또 임기 끝날 때까지 친인척 비리가 없도록 하겠다고 했다.”

○ 당의 변화

―취임 이후 공천 문제를 주요 어젠다로 제기했다.

“(그동안) 많은 선거에서 공천이 공정하게 이뤄지지 않았다. 이번 지방선거 패배도 공천(문제) 때문이라는 지적에 동의한다. 공천의 생명은 공정성이다. (공천에) 국민과 당원의 뜻을 어느 정도 반영할 것인지가 중심 화두다. 사람이 아니라 제도에 의한 공천을 만들어야 한다.”

―그동안 당의 체질 개선과 변화에 대한 메시지가 분명하지 않았다.

“지금까지 ‘부자정당’이란 얘기를 계속 들어왔기 때문에 서민경제 위주로 나아가겠다. 또 나 스스로 젊은층과 대화해 나갈 것이고 젊은 지도자도 양성해 나가겠다. 디지털 부문도 강화해 당을 젊고 디지털에 강한 정당으로 이끌어 가겠다. 개인의 선호가 아닌 시스템에 의해 당이 운영되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이번 전대 결과에서 친이(친이명박)계 대 친박(친박근혜)계 표 구성비가 7 대 3으로 확연히 드러났다. 그런데 ‘친이, 친박도 없다’는 말이 설득력 있을까.

“어느 나라든 다 계파가 있다. 내가 선언한 것은 (계파 때문에) 인사나 공천에서 불이익을 받는 일이 없다는 것이다.”

―당직 내정설이 돌고 있다.

“전혀 근거 없다. 지금 당직 인사는 백지상태에서 검토 중이다. 재·보선 끝날 때까지 의견수렴을 거쳐서 모두가 승복할 수 있는 인사를 하겠다.”

○ 개헌과 보수 대연합

―분권형 개헌이 실현될 가능성은….

“분권형 대통령제 개헌은 오래전부터 갖고 있던 내 소신이다. 이 부분은 박 전 대표도 알고 있다. 당내 조율도 아직 안 돼 있고 야당과의 협상도 쉬운 일이 아니어서 당장 실현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없다. 그러나 이 제도(현행 대통령 5년 단임제)는 한계에 이르지 않았느냐. 이런 것(개헌)을 공론화할 시점은 됐다. 야당과 물밑 대화도 해야 하고…. 다만 금년 말까지 여건이 성숙 안 되면 (개헌은) 불가능하다.”

―안 대표는 보수 대연합 대신에 ‘중도보수 대통합’을 내걸었다.

“보수 대연합은 자유선진당과의 통합을 염두에 두는 분들의 얘기다. 내가 주장하는 중도보수 대통합의 일부분에 불과하며 서로 결이 다르다. 국가정체성을 지키고 시장경제를 지지하며 선진화를 지향하는 세력을 중도보수 세력으로 본다. 선진당도 대상이 되겠지만 시민단체 또는 개인 차원에서 한나라당과 중도보수 세력에 힘을 합치겠다는 분들을 뭉치게 해서 거대한 세력으로 만들어 나가자는 것이 중도보수 대통합론이다.”

―야권의 단일화 논의와 비슷한 것 아닌가.

“그것과는 다르다. 야권 단일화는 이해관계에 따라 후보단일화를 하고 당선시켜 정권을 나눠 먹는 정치공학적 차원의 단일화다. 우리처럼 가치와 이념을 공유하자는 건 아니었다.”

○ 4대강 등

―4대강 살리기 사업에 대한 대응 기조는 변함이 없나.

“경부고속도로, 인천공항, 고속철도 만들 때도 많은 반대가 있었다. 그러나 (건설)해 놓고 나니까 얼마나 잘됐나. 4대강도 마찬가지다. 몇 년 내에 우리나라에도 세계적인 ‘물 전쟁’의 여파가 닥칠 것이다. 시민단체와 지역주민의 의견을 수렴해 어느 정도 반영해야 하지만 (4대강 사업의) 기본 골격까지 허물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이번에도 비가 많이 왔는데 4대강 사업으로 하상(의 흙)을 파내고 해서 홍수가 안 나지 않았나. (4대강 사업의 필요성이) 입증됐다.”

―세종시 문제는 일단락됐지만 원안 플러스알파 얘기가 계속 나오는데….

“다른 지방에서 (세종시에) 너무 불균형의 혜택, 특혜를 주면 안 된다는 얘기도 있기 때문에 적절한 조화가 있어야 하지 않겠나.”

―7·28 재·보선 전망은….

“원래 중간선거는 여당에 어려운 게 공통적인 현상이다. 우리는 2, 3석이라도 건지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국민들께 호소한다. 지난번 6·2지방선거 때 여당이 회초리를 많이 맞지 않았나. 당정청이 일신하려 하고 있는데 (국민이) 회초리를 너무 때리면 기운이 빠져서 일을 할 수 있겠나.”

―50대 초반의 임태희 대통령실장 임명으로 세대교체 얘기가 자연스럽게 나오고 있다.

“세대교체보다는 노·장·청의 세대조화란 말이 맞다. 노장의 경륜과 소장의 신선함, 패기가 조화를 이룰 때 사회가 균형적으로 발전한다. 그러나 이번 전당대회 결과 우리 당도 상당히 젊어졌다. 청와대도 그런 방향으로 가고 있고, (개각에서) 정부도 그렇게 가리라고 생각한다.”

―집권후반기 국정운영 기조에 대해 대통령과 나눈 얘기가 있다면….

“이 대통령은 집권 후반기에 △서민경제 살리기 △젊은이 일자리 창출 △국민들과의 소통에 중점을 두겠다고 했다. 이 부분에 대해선 당과 청와대가 의견일치를 봤다.”

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

황장석 기자 suro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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