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구체방안 없는 독선적 연설”

■ 정치권 반응
한나라 “민심 수용한 적절한 연설”

민주 “무책임 일관” 14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정세균 대표(가운데)와 박지원 원내대표(왼쪽)가 회의 안건과 절차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김경제 기자

이명박 대통령이 14일 라디오 연설을 통해 국정 쇄신 방침을 밝힌 데 대해 한나라당은 “민심을 수용한 적절한 연설”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한나라당 김무성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대통령 연설은 지방선거를 통해 표출된 민심을 무겁게 받아들이겠다는 뜻”이라며 “당에서 분출되는 요구를 모두 수용하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비대위원인 친박(친박근혜)계 홍사덕 의원도 “당의 화합과 국민통합을 위한 대통령의 절절한 고뇌가 느껴졌다”고 말했다. 여권의 쇄신 논의를 주도해온 친이계 정태근 의원은 “대통령이 국정운영의 큰 틀과 당정청 쇄신의 원칙과 방향을 잘 제시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김성식 의원도 “‘국민이 오케이 할 때까지’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당내 친박계 의원 중 일부는 “세종시 수정안 철회와 관련한 직접적인 언급이 빠졌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야당은 “오만과 독선의 연설”이라고 평가절하했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방선거에서 드러난 민심에 안일하고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해 실망스럽고 걱정스럽다”며 “민심 받드는 일을 게을리한다면 큰 실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상호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구체적 쇄신방안과 일정을 제시하지 않은 채 자신들의 스케줄대로 계속 가겠다는 독선적 연설이었다”고 비판했다.

자유선진당 류근찬 원내대표는 “독선의 극치로 국민의 목소리를 반영한 대목은 찾아볼 수 없었다”며 “이 대통령은 당장 세종시 수정안을 거둬들이고 4대강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는 의원총회에서 “대통령이 여전히 오만의 정치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변화는 없다’고 고백했다”라고 말했다.

류원식 기자 rews@donga.com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