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마 오른 ‘로봇 물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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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2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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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국민과 대화서 “오염 감시용” 언급

의원들 “2700만 원짜리… 현실성 없어” 지적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달 27일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소개한 ‘로봇 물고기’가 국회에서 논쟁의 도마에 올랐다. 지난달 30일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민주당 김상희 의원은 “‘로봇 물고기’는 한 마리에 2700만 원이나 하며 해양오염원 탐색용으로 개발된 것”이라면서 “이 대통령이 ‘기술이 이렇게 발달돼 (하천)오염 방지가 가능하다’고 말한 것은 국민을 우롱한 것”이라고 공격했다. 이에 대해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은 “외국에서 사용하고 있으며 (민물에서도) 실용화가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반박했으나 김 의원은 “아직 강에서 검증된 적이 없다”고 재반박했다.

‘고가(高價) 물고기’ 분실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한나라당 차명진 의원은 “비싼 건데 갑자기 홍수가 나서 물에 떠내려가면 어떻게 하느냐”고 물었고 정 장관은 “기상 정보에 따라 거둘 때는 거두고 띄울 때는 띄울 것”이라고 답했다. “폭우는 예상 못하는데…”라며 의구심을 감추지 않던 차 의원은 “비싼 건데 낚시해가면 어떻게 하냐”고 재차 물었다. 정 장관은 “시스템에 의해 관리 통제가 가능하다”고 답했으나 차 의원은 “(낚시꾼들이 물고기의 위치를 알려주는) 발신기를 제거하고 가져가면 어떻게 할 거냐”고 호통을 쳤다.

현재 알려진 ‘로봇 물고기’는 영국의 에섹스대가 해양오염원 탐색을 목적으로 개발한 것으로 몸길이가 1.5m에 달한다. 아직 실험 단계로 내년 스페인의 항구도시인 히혼 앞 바다에 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에서는 한국기계연구원이 강에서의 실용화를 연구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4대강 사업을 설명하면서 미리 준비해온 영상 그래픽을 이용해 ‘로봇 물고기’를 소개하며 “낚시는 물지 않는다”고 말해 참석자들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 발언은 즉석에서 나온 것으로 참모들도 예상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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