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美 아무개’ 지칭 캠벨 차관보 회담 배석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1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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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한 이모저모
오찬은 불고기-잡채… 미국산 와인으로 건배

○…청와대는 19일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에 누구를 배석시킬지를 놓고 막판까지 고심했다는 후문이다. 주요 인사들이 배석자 명단에 끼기 위해 상당한 신경전을 벌였기 때문이다. 정상회담은 두 대통령만 참석하는 단독회담과 참모들이 배석하는 확대회담으로 구분된다. 하지만 이번에는 단독회담에도 양측에서 4명씩 배석자를 두기로 했다. 6월 정상회담 때 이명박 대통령이 제안한 그랜드바겐(북핵 일괄타결)을 놓고 당시 자리에 없었던 미국의 커트 캠벨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처음 듣는 얘기”라고 하는 해프닝이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이 대통령은 “미국의 ‘아무개’가 모른다고 하면 어떠냐”며 유감을 표명했다.

단독회담에는 한국 측에선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 한덕수 주미대사,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 김성환 대통령외교안보수석비서관이 참석한다. 미국 측에선 수전 라이스 유엔주재 미국대사, 톰 도닐론 국가안보 부보좌관, 제프리 베이더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담당 선임 국장, 캠벨 차관보가 나온다. 캠벨 차관보는 한때 방한 명단에서 빠졌다는 말도 있었지만 한국에 오는 쪽으로 정리됐다. 이 대통령은 이번 기회를 빌려 캠벨 차관보에게 ‘특별한 관심’을 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한국에 머무는 기간은 21시간가량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청와대는 양국 정상의 만남을 최대한 밀도 있게 만드는 데 초점을 맞췄다. 우선 이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이 서로 마음을 열고 소통한다는 의미에서 의전의 개념을 ‘하트 투 하트(heart to heart)’로 잡았다. 또 확대 정상회담 직후 오찬장에도 참모들을 많이 참석시키지 않고 회담 배석자(양측에서 8명씩)들만 들어올 수 있게 했다. 두 정상이 좀 더 많은 얘기를 나눌 수 있게 한 것이다. 오찬이 열리는 청와대 상춘재까지 약 500m를 이동할 때도 두 정상이 함께 걸어가며 대화를 할 수 있도록 동선을 맞췄다. 오찬 메뉴는 오바마 대통령이 좋아하는 불고기와 잡채가 들어 있는 한식 정찬으로 정했다. 반주는 캘리포니아산 와인. 막걸리를 내놓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오바마 대통령의 입맛에 맞지 않을 것 같아 제외했다고 한다. 정상회담 경호에는 군과 경찰에서 총 1만3000여 명이 동원된다.

○…이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에게 태권도복과 검은 띠, 명예단증, 한국문화를 소개하는 영문 책자 2권을 선물할 예정이다. 이 대통령이 선물을 직접 골랐다고 한다. 오바마 대통령이 일리노이 주 상원의원 시절이던 2001년부터 4년간 태권도를 배워 4∼5급 수준의 실력을 갖고 있다는 점에 착안했다. 한국 소개 책자는 국립중앙박물관과 국제교류재단에서 만든 것이다. 미셸 오바마 여사는 이번에 한국에 오지 않았지만 이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 여사는 한국요리를 소개하는 영문 책자를 전달하기로 했다.

고기정 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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