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北 정치-외교적 술책 가능성 주목”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1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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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 긴급뉴스로 보도

세계의 주요 외신들은 10일 오전 서해에서 발생한 남북 해군 함정 간 교전 상황을 신속하고 비중 있게 보도했다. 외신들은 특히 1999년과 2002년 서해교전의 전례를 빠짐없이 언급하는 등 교전의 배경에 대해서도 큰 관심을 나타냈다.

AP 등 주요 통신사는 긴급 기사로 상황 발발 소식을 전한 데 이어 전개되는 상황을 속보로 다루면서 후속상황 전개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dpa는 무력충돌의 불씨가 된 북방한계선(NLL)의 역사적 배경을 상세히 다뤘다.

외신들은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을 통해 긴장을 고조시켰던 북한이 올해 8월 이후 미국과 한국을 상대로 유화적 자세로 돌아선 최근의 상황에 주목하며 이번 도발의 배경에 관심을 보였다. 특히 AFP는 북한문제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방한을 앞둔 상황에서 긴장을 유발하기 위한 의도적 도발이라는 진단을 내놓기도 했다.

교도(共同)통신은 이날 낮 서해교전을 긴급 뉴스로 보도한 데 이어 속보를 통해 교전 상황을 속속 전했다. 요미우리신문과 마이니치신문은 이날 석간 1면 머리기사로, 아사히신문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은 1면 주요 기사로 교전 소식을 보도했다.

중국의 신화통신 역시 북한 함정이 한국 측 경고를 무시하고 계속 남하한 사실을 언급하고, 이후 양측의 충돌상황과 한국 측의 긴급 대응 태세를 상세히 전했다.

유럽 언론도 이날 서해에서 발생한 교전에 큰 관심을 보였다. BBC는 “북한이 핵 문제 해결을 위해 미국과의 직접대화를 바라는 상황에서 이날 사건은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을 며칠 앞두고 발생한 것”이라고 전해 북한의 정치, 외교적 술책 가능성에 주목했다.

한편 유럽연합(EU)의 행정부에 해당하는 집행위원회는 이날 발생한 서해교전에 대해 “걱정을 끼치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집행위 당국자는 이날 유럽의회 한반도관계대표단 회의에 참석해 의원들에게 최근 한반도 동향을 보고하는 자리에서 “서해에서 발생한 양측 충돌은 걱정을 끼치는 상황으로 우리는 사태를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며 “우리는 상황이 더 악화하지 않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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