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유신 패밀리’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1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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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락 전 중앙정보부장과 함께 유신시대를 대표했던 권력 실세들이 역사의 뒤안길로 속속 사라지고 있다.

1979년 10월 26일 박정희 전 대통령을 암살한 김재규 당시 중정부장은 다음 날 새벽 국방부에서 체포됐다. 김 전 부장과 부하들은 이듬해 1월 육군 고등군법회의에서 사형선고를 받았고 5월 24일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1960년대 6년 3개월 동안 중정부장으로 재직했던 김형욱 전 부장은 퇴임한 뒤 미국으로 망명해 유신정권을 비난했다. 그는 1979년 프랑스 파리에서 실종된 뒤 아직도 그 죽음의 진실이 명쾌하게 밝혀지지 않고 있다.

차지철 전 경호실장은 박 전 대통령의 총애를 받으며 권력을 남용했지만 10·26 현장에서 김재규 전 부장의 총탄을 피하지 못했다. 중정부장을 거쳐 10·26 현장에서 유일하게 생존한 김계원 전 대통령비서실장은 오랜 기간 은둔 생활을 하고 있다.

박정희 정권의 ‘영원한 2인자’였던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는 1997년 ‘김대중-김종필(DJP) 연합’ 등으로 정치적 영향력을 이어갔다. 지난해 말 초기 뇌중풍(뇌졸중) 증세로 입원해 치료를 받았고 지금은 자택에서 요양하고 있다.

박정희 정권의 고도성장을 기획한 남덕우 전 경제부총리는 10·26 이후 국무총리에 올랐고 현재 경제인들을 중심으로 한국선진화포럼을 꾸려 이사장을 맡고 있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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