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려론 vs 심판론’ 여야 수도권 대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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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0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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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야당 ‘죽인다’ 구호 대신 여당 ‘살린다’ 공약 선택을”
민 주 “파부침선 각오… 서민 어렵게 하는 李정부에 매 들자”

재·보궐선거를 하루 앞둔 27일 여야 지도부는 최대 접전지역인 수원 장안과 안산 상록을 등 수도권 유세에 집중했다. 수도권 표심(票心)이 이번 재·보선의 승패를 가르는 분수령이라는 판단에서다.

○ 한나라당, “‘살린다’ 공약이 이겨야”

한나라당 지도부는 여야 후보가 박빙의 접전을 벌이는 수원 장안에 총출동했다. 정몽준 대표는 수원 지역 교회에서 새벽 예배를 한 후 성균관대역 앞에서 출근길 인사를 하면서 수도권 막판 유세를 시작했다. 오후에도 안산 상록을에 1시간가량 들른 것을 빼고는 내내 유세차량을 타고 수원 장안 골목골목을 누볐다.

정 대표 등은 아파트단지 내에서 주민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한나라당 박찬숙 후보를 찍어주세요. 1번입니다”라고 외쳤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정자시장 골목에서 김밥과 만두로 점심을 해결하고 과일가게 앞에서 물건을 대신 팔아주기도 했다. 이날 수원 장안구 안에서만 40여 km를 이동했다. 대중 인지도가 높은 고승덕 유정현 전여옥 의원과 연예인 김흥국, 탤런트 김명국 씨, 전 국가대표 농구선수인 박찬숙 씨 등도 지원 유세에 함께했다.

이날 저녁 장안의 대형마트 앞에서 열린 막판 유세에는 주요 당직자를 포함한 의원 30여 명이 모여 “경제를 살릴 수 있도록 한나라당 후보를 뽑아 달라”고 호소했다. 이에 앞서 정 대표는 대국민 호소문을 통해 “이번 선거에서는 야당의 ‘죽인다’ 구호가 아니라 한나라당의 ‘살린다’ 공약이 이겨야 한다”며 “과거가 아니라 내일이 선택받아야 한다”고 한 표를 호소했다. 그는 이어 “야당에서 ‘표로 심판해 달라’고, ‘선거로 복수하겠다’고 하는데 선거가 복수전이 돼서는 안 된다”면서 “선거는 신성한 한 표를 행사하는 축제가 돼야 하며 국회가 더는 선동꾼, 정치꾼의 해방구가 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 민주당 “이명박 정부 심판해야”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오전에는 충북 음성에서 정범구 후보를 지원한 뒤 오후에는 수원 장안과 안산 상록을에서 집중 유세를 벌였다. 정 대표는 아침 시간엔 기자단과 조찬간담회를 하고, 점심 때는 수원 성균관대 기숙사 식당에서 대학생들에게 한 표를 부탁하는 등 자투리 시간까지 최대한 활용했다.

전날 경남 양산과 충북 음성을 오가며 밤 12시를 넘어 숙소로 돌아간 정 대표는 충혈된 눈에 부르튼 입술 등 피로한 기색이 역력했다. 오후에 북수원 농협 앞 삼거리 유세에선 “내일 투표장에 꼭 나와 달라”고 호소하다가 ‘내일’을 ‘내년’으로 잘못 말했고, 이를 번복하면서도 또 ‘내년’이라고 하는 등 지친 상태였지만 마지막까지 사력을 다했다.

오후 2시 수원 경기도당 사무실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가진 정 대표는 “전쟁에 나갈 때 솥도 깨고 배도 침몰시키고 나간다는 ‘파부침선(破釜沈船)’이라는 말과 같은 각오로 이번 선거에 임했다”며 “이번 재·보선에서 야당에 표를 주시면 4대강 사업, 부자 감세 등 이명박 정부의 정책 기조에 변화를 줄 수 있다”고 ‘정부 심판론’을 호소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박빙인 수도권에서 지지층의 투표율이 관건이라고 보고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기반인 중소상인들을 집중 공략했다. 오후 4시 안산으로 이동한 정 대표는 안산 상록상가, 성포동 스타프라자 등을 방문해 상인들에게 일일이 악수를 청하면서 “서민들을 어렵게 하는 이명박 정부에 회초리를 들어 달라”며 “서민 경제를 살릴 수 있는 것은 민주당”이라고 강조했다.

수원·안산=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

류원식 기자 rews@donga.com

어! 박찬숙이 두명 ?누가 진짜
마지막 부동층을 공략하라
수원 장안 과연 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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