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테이션/동아논평]뉴 민주당 플랜 논쟁

  • 입력 2009년 5월 21일 17시 09분


◆동아논평: 뉴 민주당 플랜 논쟁

민주당은 지금 '뉴 민주당 플랜' 초안을 놓고 논란이 한창입니다. 뉴 민주당 플랜은 앞으로 민주당이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한 일종의 좌표로, 그것이 지향하는 최종 목적지는 당의 현대화입니다. 이것을 달성하기 위한 전략으로 뉴 민주당 플랜은 '포용적 성장'과 '기회의 복지'라는 개념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말을 요리조리 꼬아 참으로 어렵게 표현했습니다. 쉽게 풀이하자면 이런 것입니다. 그동안은 분배만을 강조해왔으나 이제는 성장 개념까지도 함께 포용하고, 복지도 약자에 대한 일방적 시혜가 아니라 재기의 기회를 제공하는 복지 쪽으로 수정하겠다는 얘기입니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런 식으로 당의 좌표를 바꾸어 중산층을 비롯한 새로운 지지층을 끌어들이지 않고는 집권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강조합니다. 그러나 반대 주장도 만만치 않습니다. 한나라당과 거의 똑같은 노선으로 어떻게 한나라당을 이길 수 있겠느냐는 것입니다. 그것보다는 차라리 한나라당과 더욱 선명하게 차이가 나는 쪽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반대론자들은 이런 식으로 가면 민주당은 '한나라당의 2중대'라는 소리밖에 들을 수 없고, 산토끼 즉 새로운 지지층을 잡으려다 집토끼 즉 기존의 지지층까지 잃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사실 뉴 민주당 플랜은 큰 얼개에서 보면 한나라당 노선과 별 차이가 없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시대의 대세입니다. 요즘 같은 세상에 일방적으로 성장 없는 분배를 추구하고, 밑 빠진 독에 물 붓듯이 무작정 복지를 베푸는 나라가 어디에 있습니까. 사회주의 색채가 강한 중국 같은 나라도 그렇게 하지는 않습니다. 아직도 그런 낡은 이념을 고수하겠다는 것 자체가 정신 나간 짓입니다. 성장을 바탕으로, 못 사는 사람들을 보다 잘 살 수 있는 쪽으로 이끌고 도와주는 것이 진정한 분배요, 진정한 복지 아닙니까.

민주당 지도부가 정말 그런 쪽으로 좌표 수정을 하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지금부터라도 그것을 실천으로 보여줘야 합니다. 그 시금석이 미디어관계법안의 처리입니다. 이 법안의 핵심은 미디어시장을 보다 자유롭게 개방하고, 부가가치가 높은 미디어산업을 육성하자는 것입니다. 뉴 민주당 플랜이 표방하는 것과 어긋나지 않습니다.

민주당 지도부가 추구하는 것이 진짜 수박인지, 아니면 '호박에 줄그은 가짜 수박'인지는 이 법안을 처리하는 태도를 보면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동아논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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