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 의원들을 상대로 한 민주당 원내대표 경선에도 지역구 선거에서나 보던 홍보 팸플릿이 등장했다. 12일 민주당 의원들에게 배달된 원내대표 경선 후보들의 홍보 팸플릿은 4∼8쪽에 걸쳐 공약과 이력, 전략 및 각종 사진과 이미지를 담았다.
김부겸 의원은 자신의 약점으로 지적되는 ‘투쟁력’을 보강하려는 듯 ‘수세에서 공세로’ ‘한나라당을 깨놓겠습니다’ 등의 구호와 함께 양면에 걸쳐 2005년 국회 단상에 나온 한나라당 지도부를 양팔로 막는 사진으로 채웠다. 또 뒷면은 재야활동 시절, 김대중 전 대통령과 함께 찍은 사진들을 넣었다. ‘한나라당 출신’이라는 꼬리표를 의식한 홍보로 보인다.
이강래 의원은 ‘전략가’라는 평답게 8쪽 홍보물에 여론조사 그래픽을 넣고, 연말까지 당 지지율을 25%까지 올리는 전략 구상을 꼼꼼하게 채워 넣었다. 마치 기업 전략보고서를 연상시킬 정도다.
뒤늦은 출발로 준비 기간이 부족했던 박지원 의원은 4쪽짜리 홍보물을 지난해 말 본회의장 점거 농성 때 의원총회에서 발언하는 모습과 인천 부평을 재선거 지원 유세 사진으로 채웠다.
원내대표 경선에 홍보물이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경선 구도가 전례 없이 치열해 경선 분위기를 띄우면 당의 홍보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해 이를 활용해 보자고 당 선관위에 제안했다”고 말했다. 홍보물은 후보당 200부씩 허용되나 지나친 과열을 막기 위해 흑백으로 제작하고 총 8쪽을 넘지 못한다는 규정을 세웠다.
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