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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년 4월 13일 02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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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했다 얘기하기 부끄럽고 구차하지만…”
도덕적 비난 감수 ‘검찰과 법률공방’ 결심한듯
측근 “盧, 100만 달러 얘기듣고 진노하고 탈기”
노무현 전 대통령(사진)이 자신의 홈페이지에 자신과 친인척을 둘러싼 의혹 및 검찰 수사에 대해 올린 글이 검찰 수사 상황 못지않게 이목을 끌고 있다. 7, 8일에 이어 12일 세 번째로 글을 올린 노 전 대통령은 표현은 완곡하지만 검찰 수사 상황과 언론 보도에 적극 대응하는 모습이다.
▽세 번째는 ‘적극적 반박’=노 전 대통령이 12일 홈페이지에 올린 글의 제목은 ‘해명과 방어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였지만 ‘해명’보다는 ‘방어’ 쪽에 무게가 실려 있었다. ‘미처 갚지 못한 빚’을 갚기 위해 부인 권양숙 여사가 받았다는 100만 달러를 어디에 갚았다는 것인지에 대한 설명은 한마디도 없었다.
오히려 그는 “하도 민망한 일이라 변명할 엄두도 내지 못했지만 언론들이 근거 없는 이야기를 너무 많이 해 놓아서 사건의 본질이 엉뚱한 방향으로 굴러가고 있는 것 같다”며 재임 시절 자주 제기했던 ‘언론 탓’을 했다. 이어 “소재는 주로 검찰에서 나오는 것으로 보인다”며 자신을 압박하기 위해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다는 투로 검찰에 불만을 드러냈다.
노 전 대통령은 “중요한 것은 증거”라고 밝혔다. 이는 자신이 박 회장에게서 600만 달러의 뇌물성 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을 입증할 책임은 검찰에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11일 부산지검에 소환돼 조사를 받은 권 여사가 100만 달러를 받아서 어디에 무슨 빚을 갚았는지 아무 해명도 하지 않은 것처럼 노 전 대통령도 12일의 글에서 아무런 설명을 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그 돈의 사용처는 법률적으로 자신이 입증해야 할 일이 아니라 검찰이 입증해야 한다는 취지다. 검찰을 향해 “증거를 대라”고 얘기한 거나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