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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9월 11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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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와병 보도 기분 나쁘다” 직접 반박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은 그동안 여러 차례 제기돼 왔다. 그러나 폐쇄적인 체제 탓에 사실 여부를 외부에서 확인하기는 어려웠다. 풍문은 또 다른 풍문을 낳았다.
김 위원장은 평소 심장병과 당뇨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심장병은 가족력이 있는 질환으로 김일성 전 주석의 사망 원인도 심장병이었다. 또 김 위원장의 어머니 김정숙 씨가 가족력이 있는 뇌질환으로 사망했다는 점에서 정보당국은 김 위원장에게 뇌질환이 발생할 가능성도 염두에 두어 온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은 2006년 1월 그의 중국 방문을 기점으로 봇물 터진 듯 쏟아져 나왔다. 당시 카메라에 잡힌 김 위원장의 모습이 이전에 비해 눈에 띄게 초췌했던 것. 그해 8월 김승규 당시 국가정보원장은 “김 위원장이 1월 방중 때 비밀리에 베이징 우주센터 내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았다”며 김 위원장의 심장병과 당뇨병을 확인했다.
이달 7일엔 영국 더 타임스 등의 매체들이 일본의 북한 전문가 시게무라 도시미쓰(重村智計) 와세다대 교수가 최근 펴낸 ‘김정일의 정체’라는 저서를 인용해 김 위원장은 이미 2003년 사망했으며 지난 5년간 ‘가짜 김정일’이 대역을 해왔다고 보도하기에 이르렀다.
김 위원장은 자신의 건강 이상에 관한 외부의 보도를 직접 부인한 바 있다. 그는 지난해 10월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남북정상회담 때 마지막 날 환송 오찬에서 “내가 마치 당뇨병에 심장병까지 있는 것처럼 보도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자꾸 그렇게 보도하면 기분이 나쁘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우리가 심장병 의학기술 쪽이 약해서 전문가나 의사들을 해외에서 모셔 와서 보완하고 있다. 그런 것을 보고 그렇게 기사를 쓰는 것 같은데 기자가 아니라 작가인 것 같다”고 꼬집었다.
2000년 1차 남북정상회담 때와 달리 김 위원장의 복무 비만이 더 심해지고 양옆 머리가 허였게 센 데다 걸음걸이가 온전치 않은 것을 들어 남한 언론이 노환이나 성인병으로 인한 질환을 앓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한 데 대한 우회적인 불만 표시였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 영상취재 : 신세기 동아닷컴 기자
▲ 영상취재 : 이수현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