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경영-인사만 감사… 편성 손안대”

  • 입력 2008년 9월 3일 02시 57분


김황식 감사원장 후보자가 2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안철민 기자
김황식 감사원장 후보자가 2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안철민 기자
“매형 회사 입찰 떨어뜨린 기관 감사” 의혹에

金후보자 “첩보 확인한 정도… 되레 감사 자제”

■ 김황식 감사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2일 김황식 감사원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여야는 KBS 감사의 적법성과 김 후보자 매형이 운영하는 기업 문제에 대한 감사원의 개입 의혹 등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청문회는 3일까지 이틀 동안 열리며 인준 여부는 5일 본회의에서 표결로 결정된다.

▽KBS 감사=김 후보자는 정연주 전 KBS 사장에 대한 감사의 표적성 여부를 묻는 의원들의 질의에 “표적감사라고 딱히 이름 짓기는 적절치 않다”며 “직접 관여하지 않았지만,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감사였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또 “KBS 프로그램의 편성 기획 제작은 감사하지 않았고, 경영부실과 인사운영만 감사했다”며 “국민의 시청료로 경영되는 KBS가 정상적으로 운영되는지가 감사의 핵심이었다”고 말했다.

민주당 백원우, 박선숙 의원은 “감사원이 KBS를 감사하는 과정에서 절차적 문제가 많았다”며 “특정과제 감사제안서와 마감회의록 등이 작성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참고인으로 출석한 감사원 김용우 사회복지 감사국장은 “정 전 사장이 조사 요구를 6차례 무시하는 것은 물론 감사착수통지서 수신도 거부하는 바람에 물리적으로 마감회의가 열리지 못해 마감회의록을 작성하지 못했다”며 절차적 문제는 정 전 사장의 감사 비협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매형 회사 지원 감사 논란=민주당 의원들은 김 후보자의 매형이 대주주인 회사가 한국산업인력공단 입찰에 떨어지자 감사원이 이 기관을 감사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6월에 감사가 종료됐지만 김 후보자가 감사원장에 내정(7월 7일)된 이틀 뒤 2차 감사가 시작됐다는 것이다.

민주당 의원들은 “김 후보자가 (자녀결혼 비용 명목으로) 누나들에게 총 2억4000만 원을 빌렸고 그 가운데 1억 원이 논란이 되는 기업의 대주주 부인인 누나의 돈”이라며 해명을 요구했다.

김 후보자는 “법관으로 살아온 탓에 결혼자금 부족분을 누나들이 빌려준 것”이라며 “감사원은 7월 3일 관련 첩보가 들어온 것을 확인하는 정도였을 뿐이다. 감사관은 신임 원장과 관련된 사안인 점을 확인한 뒤 오히려 감사를 자제했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현역 대법관으로서 감사원장에 내정된 직후 감사원 고위 간부를 처음 면담한 자리에서 감사를 지시할 정도로 무원칙하게 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조찬기도회 참석=한나라당 이범래 의원은 김 후보자가 5월 국가조찬기도회에 참석해 “부조리를 몰아내고 공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세상을 만들기를 원한다”는 취지의 기도를 한 점을 지적하며 “공직자의 종교적 중립이 강조되는 상황에서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후보자는 “그동안 법조계 기독교모임 회장은 늘 조찬기도회에 참석해 왔다”며 “올해는 본인이 회장이어서 기도회에 참석해 2분간 기도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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