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초 간격 탕 탕…북한군 3명, 쓰러진 사람 툭툭 차”

  • 입력 2008년 7월 14일 02시 56분


11일 금강산에서 발생한 박왕자 씨 피격 사망 사건의 목격자인 대학생 이인복 씨가 12일 취재진에게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대구=연합뉴스
11일 금강산에서 발생한 박왕자 씨 피격 사망 사건의 목격자인 대학생 이인복 씨가 12일 취재진에게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대구=연합뉴스
■ 피격현장 목격자 이인복씨

“10초 간격 탕 탕… 총성난 곳 보니

북한군 3명, 쓰러진 사람 툭툭 차”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53) 씨 피격 사망 사건과 관련해 당시 현장 부근에 있던 한 대학생 관광객이 박 씨 피격 당시 총성과 비명을 들었다고 밝혔다.

경북대 사학과 2학년 이인복(23) 씨는 13일 본보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11일 오전 동이 틀 무렵 검은색 옷을 입은 50대 여성이 펜스가 쳐져 있는 북쪽으로 걸어 올라가는 것을 봤다”면서 “이 여성이 올라가고 5∼10분 지난 뒤 펜스 너머 북쪽에서 10초 정도 간격으로 두 발의 총소리와 ‘악’ 하는 비명이 들렸다”고 말했다.

이 씨는 당시 ‘2008 대학생 금강산 생명평화캠프’에 참가해 행사를 마친 뒤 일출을 보기 위해 금강산 해수욕장 백사장에 앉아 있었다.

이 씨는 “여성이 펜스 방향으로 걸어갈 때 그쪽이 통행이 금지된 곳이거나 북한군 초소가 있는지는 잘 몰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총성을 듣고 무슨 일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펜스 옆의 해안쪽 모래언덕으로 올라가 총성이 난 방향을 보니 한 사람이 쓰러져 있었고 (내가 있던 곳에서) 300m가량 떨어진 숲에서 군인 3명이 뛰어나와 쓰러진 사람이 살아있는지를 확인하려는 듯 발로 건드리곤 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사고를 처음 봤을 때 북한 군인들의 훈련 상황이거나 내부적인 문제일 것이라고 생각해 오래 있지 않고 숙소로 돌아왔으며 금강산 캠프 행사를 모두 마치고 남쪽으로 돌아온 뒤에야 사고가 난 것을 알게 됐다”고 전했다. 그는 “총성이 들리기 전 북한 쪽 마을에서 선전방송 같은 확성기 소리가 들렸으나 정확한 내용은 알아듣기 어려웠다”고 전하기도 했다.

사고 현장과 관련해 그는 “군용 철책 같은 것은 없었지만 통행을 제한하기 위해 설치한 것 같은 녹색 철제 펜스가 있었다”며 “이 펜스는 물가(해안)까지 쳐진 것이 아니라 중간에서 끝나고 그 옆으로는 1.5m 높이의 모래 언덕이 있었다”고 밝혔다. 또 그는 “모래 언덕이 높기는 하지만 오르막길처럼 되어 있어서 펜스를 뛰어넘지 않더라도 사고현장까지 갈 수 있는 것으로 보였다”며 “총성이 들린 뒤 사고 현장을 본 것도 그 모래언덕 위에 올라가서였다”고 증언했다.

그는 “총성이 울릴 당시 해수욕장 해변 숙소 주변에는 캠프 참가자는 아니지만 일출을 보러 왔을 것으로 추정되는 관광객이 5명 정도 더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씨의 말은 박 씨가 총격을 당한 장소에서 300∼400m 떨어진 군 경계지역 밖에 다수의 야영객이 있었다는 현대아산 측의 설명과 맞닿는 부분이 있어 신빙성이 있어 보인다.

그러나 이 씨는 사고 발생 당시의 정확한 시간은 기억하지 못했다. 캠프에서 행사 등을 위해 밤을 꼬박 새운 데다 손목시계도 차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씨는 대구통일교육협의회가 9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이곳에서 개최한 ‘2008 대학생 금강산 생명평화캠프’에 지역 대학생 40여 명과 함께 참가한 뒤 일정을 마치고 11일 오후 돌아왔다.

대구=정용균 기자 cavatina@donga.com


▲ 영상취재 :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 영상취재 : 동아일보 사진부 김재명 기자


▲ 영상취재 : 신세기 동아닷컴 기자
▲ 영상취재 : 이진아 동아닷컴 인턴기자


▲ 영상취재 : 신세기 동아닷컴 기자
▲ 영상취재 : 정주희 동아닷컴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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